유행·테마株 유혹 떨치고 경기 전망 읽는 안목 키워야
자영업을 하고 있는 장모(51) 씨는 은행 상품 위주로 안정적인 재테크를 해 오다 2007년 펀드 열풍이 불 때 주식 투자로 눈을 돌렸다. 처음에는 중국펀드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2011년에는 자문형 랩 붐을 타고 자문형 랩에 투자를 했지만 또다시 손실을 봤다.
현재 장 씨는 직접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금융회사를 통한 투자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수익을 올리기는커녕 사업에 지장을 줄 만큼 손실을 보고 있어 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에 상담을 의뢰했다.
Q: 중국펀드와 동유럽펀드 손실이 30~40%에 이른다. 환매를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손실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궁금하다. 주식은 손실 금액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처분할 생각이다. 펀드 환매와 주식 매각으로 확보한 돈은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은가?
◆유행에 따른 투자는 금물
베이비 붐 세대들이 재테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은 원금 손실이다. 3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제외하면 금융 자산 4억5천만원이 장 씨의 전 재산이다. 이마저도 투자 실패로 인해 현재 3억6천500만원으로 감소한 상태다. 이 돈으로 자녀 결혼도 시켜야 하고 노후도 보내야 하는 까닭에 장 씨는 걱정이 많다.
장 씨의 투자 경향을 살펴보면 당시 유행한 펀드에 집중 투자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 베트남, 일본, 동유럽펀드 등은 한때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금융위기로 치명타를 입었다. 유행이나 테마를 좇아가는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투자상품의 경우 유행이나 테마가 형성되면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하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욕도 금물이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경우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 20~30%의 투자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이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지만 합리적인 기대치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펀드 환매는 원칙 정해서 추진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손실 난 펀드의 처분 여부다. 손실 난 펀드라고 무조건 환매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환매에 앞서 원칙을 정해야 한다. 현재 장 씨의 금융자산 가운데 해외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투자 원금 기준 33%로 높은 편이 아니다. 투자 국가도 분산도 되어 있다. 따라서 자산배분 측면에서 보면 환매를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이에 따라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환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투자 국가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 당연히 환매를 해야 한다. 하지만 장 씨가 투자한 국가들의 경우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장기 경기 전망이 어둡지 않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환매를 하기 보다 기다리는 편이 좋다.
반면 자문형 랩과 주식은 투자 비중이 너무 높아 조정이 필요하다. 자문형 랩은 일부 남겨놓고,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는 손을 떼는 것이 좋다. 개인 투자자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분석해 투자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문형 랩에서 3천만원을 처분하고 주식 투자에서는 이익이 난 종목을 중심으로 1억원 정도를 매각해 채권형펀드와 국내 주식형펀드에 나누어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재테크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추가적으로 주식을 처분해 채권형펀드 비중을 30% 정도로 늘리고 나머지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넣을 것을 권한다.
Q: 사업을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보험에 많이 들게 됐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월 내는 보험료가 부담스럽다. 보험도 일정 부분 정리하고 싶다.
◆중복되는 보험부터 정리
장 씨가 가입한 보험은 종신보험 2건, 건강보험 4건 등 무려 6건이다. 여기에 변액유니버셜보험과 변액연금보험도 있다. 지인의 부탁으로 하나씩 가입하다 보니 한달 보험료만 150만원이 들어간다. 경기가 좋을 때는 큰 부담이 되지 않았지만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면서 보험료 내기가 만만치 않게 됐다.
보험을 리모델링 할 때는 보장이 중복되는 것부터 정리를 해야 한다.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과 암 등 질병에 관한 특약이 잘 갖추어져 있어 유지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보장이 중복되는 것이 많아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 종신보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만 남기고 건강보험을 모두 정리하면 보험료 납입 금액을 많이 줄일 수 있다.
◆변액보험은 유지가 바람직
가입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변액보험은 계속 유지를 하는 것이 좋다. 변액보험은 노후 준비에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 가입 10년이 지나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장 씨가 가입한 변액유니버셜보험과 변액연금보험의 경우 사업비 부과기간이 거의 경과한 상태여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
다만 변액보험은 펀드관리가 중요하다. 시장 상황에 맞춰 펀드 갈아타기를 잘 해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주식 시장을 정확히 예측해 펀드를 갈아타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펀드 자동 재배분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계명대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전문위원
▷김성숙 센터장(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김영달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주재석 글로벌에셋 재무컨설팅 센터장
▷정광수 리치플래너컨설팅 팀장
▷김수현 세무사
▷김영민 변호사(법무법인 참길)
▷권대동 감정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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