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두 얼굴의 다이아몬드 왕, 세실 존 로즈

입력 2013-03-26 07:52:03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유명한 로즈 장학기금은 19세기 거부 세실 존 로즈의 유산으로 만들어졌다. 로즈는 국제적인 육영사업의 선구자로 알려졌지만, 야망으로 똘똘 뭉친 제국주의자였다. 영국인에게 아프리카 식민지 개척의 영웅으로 평가받는 한편으로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고혈을 짜낸 냉혈한이었다.

1853년 영국의 허트포드셔에서 태어난 로즈는 아프리카 남단의 영국 케이프 식민지에서 다이아몬드 광맥이 발견되자 한몫 잡으려고 17세 때 그곳으로 건너갔다. 17년 후 다이아몬드 제조회사인 '드비어스 사'를 세운 그는 몇 년 만에 세계 다이아몬드 물량의 90%를 공급하는 벼락부자가 됐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들로부터 땅을 헐값으로 빌리거나 사들이는 등 불평등'허위 계약으로 재물을 마구 빼앗아 악랄한 사기꾼으로 원성이 자자했다.

그의 야망은 정계 진출로 이어져 국회의원을 거쳐 37세에 케이프 식민지의 총독이 되었다. 그는 케이프 식민지와 그가 세운 로디지아(짐바브웨) 사이에 트란스발(네덜란드에서 이주한 보어인이 세운 나라)이 있어 걸림돌이 되자 본국 정부의 허락도 없이 침공했다가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궁지에 몰린 그는 총독직을 사임하고 나서 쇠약해져 1902년 오늘, 49세로 숨졌다. 그가 세운 드비어스 사는 오늘날에도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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