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친 풍구 균열이 '화근' 이라니…

입력 2013-03-25 11:26:21

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 화재 함께 수리한 설비 전수조사를

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 화재 사고 원인이 대풍구(바람 주입구)에 생긴 미세한 균열 사이로 부연료인 적열 코크스 일부가 누출돼 발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풍구 틈새 균열 원인과 안전 시스템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009년 8월 도입한 '유비쿼터스 안전관리 시스템'(U 세이프티 시스템)을 2공장에 이어 1공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는 22일 오후 8시 10분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1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용융로에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설치된 대풍구 주변에 생긴 미세한 틈새로 적열 코크스가 누출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대풍구 교체 등 관련 시설 정비에 들어가 24일 오후 11시 작업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소방서의 안전 및 설비 상태 등을 확인하는 과정과 고용노동부의 가동 승인 절차, 포스코의 시험가동 등이 남아있어 정상 조업까지는 이틀가량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포스코 측은 1공장이 연산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이기 때문에 전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도 1천만원 미만의 소규모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방 당국은 풍구 1개와 공장 외벽에 부착된 컬러 시트 60여 장 등을 제외한 차량 9대 소실만 해도 피해액이 9천4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혀, 포스코가 피해를 축소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와 같은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풍구 틈새 균열 원인과 파이넥스 시스템 특성에 따른 사고 취약 방비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넥스 공법은 기존 공정에서 진행하는 가루 형태의 철강석을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소결광)과 유연탄을 부숴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코크스)이 없고, 가루 형태의 철강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넣고 쇳물을 뽑아내기 때문에 기존 고로보다 높은 고압이 필요하고 불순물 배출도 크다는 것. 이날 사고도 용융로에 열기를 불어넣는 풍구 26개 가운데 1개가 불순물로 막힌 상황에서 고압이 가해지자, 이를 견디지 못한 풍구 주변에 균열이 발생했고, 이 틈새로 적열 코크스가 누출돼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풍구는 얼마 전 수리를 거친 설비라는 점에서, 함께 수리가 이뤄졌던 부품에 대해서도 전수검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파이넥스 2공장에는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나, 1공장은 운전실 자동 시스템에만 의지하고 있어 U 세이프티 시스템의 2공장 적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공장의 경우 불이 나면 무인 시스템을 관할하는 운전실에서 온도 및 압력 변화를 감지하고 비상스위치를 통해 자동으로 조업을 중단한 뒤 상황을 전파해 인원 대피와 화재 진압에 나서는 구조다.

포스코 측은 "U 세이프티 시스템은 화재나 가스 누출 등 사고 발생 시 이곳 근무자들의 동선을 확인해 신속한 대피와 재해 복구를 돕게 된다. 국내에서도 이 시스템을 도입한 공장은 파이넥스 2공장밖에 없을 정도로, 아직 보편화된 기술은 아니다"며 "현재 1공장에 갖춘 시스템만으로도 위기 상황 대처에 문제가 없어 따로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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