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취업 동아리 '북적', 취미·학술 모임은 '썰렁'

입력 2013-03-25 10:17:12

이달 중순 열린 계명대 동아리 거리모집 행사에서 여러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계명대 제공
이달 중순 열린 계명대 동아리 거리모집 행사에서 여러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계명대 제공

이달 12~15일에 있은 영남대 동아리 신입회원 거리모집 행사. 다른 부스들이 문을 닫은 오후 6시를 넘어서도 어학 동아리나 봉사 동아리 몇 곳에는 회원 가입을 문의하는 학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영남대 임제규 총동아리연합회장은 "봉사나 어학 공부처럼 기왕이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취업에 대한 절박감이 확산하면서 대학 캠퍼스 동아리에서도 취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같은 학과'전공 내의 학생들만 모이는 '전공 동아리'에도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계명대 '화술 연구회'는 학내에서 인기 높은 스피치 동아리다. 동아리 회원들은 한 주에 두 번씩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거나 면접 연습을 해보며 스피치 실력을 키운다. 회장 신규철 씨(세무학과 2년)는 "올해는 작년의 두 배인 30명의 신입생이 들어왔다"며 "대학에서는 고교 때와 달리 발표수업이 많다 보니 스피치 연습이 수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영남대 경우 전체 84개 동아리 가운데 12개가 봉사 동아리다. '대학 생활과 봉사'라는 필수 과목 이수뿐 아니라 취업용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봉사 경력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학동아리 'Dala'(달라)의 김한우 회장(기계과 3년)은 "전체 5개 어학동아리 중 4개가 영어 동아리다.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신입생이 많다"고 했다.

영남대 한 동아리 회장은 "예전에 100개가 넘었던 동아리가 서서히 줄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공부에 방해되는 동아리는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 신입생들은 1학년 때만이라도 여러 모임에 나가며 대학생활을 즐기자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엔 자신의 스펙을 쌓는 위주로 동아리 활동을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예전에는 다양한 학과'전공의 신입생이 한데 어울리는 일반 동아리가 대다수였는데 요즘에는 같은 학과'전공의 신입생들끼리 어울려 전공 관련 활동을 하는 전공 동아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응용기계계열 학생들이 모인 '카스'는 CAD, CAM, 3차원 프로그램들을 공부하는 전공 동아리다. 선배들의 멘토링 아래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금형 모델을 제작해볼 수 있어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 카스의 배현종 회장은 "전문대는 특히 직업에 도움이 되는 전공동아리를 찾는 실용적인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경북대 김윤환 총동아리연합회장도 "경상대 일부 전공동아리는 면접까지 봐야 할 정도로 신입생이 몰린다"며 "학과별 전공동아리나 학회가 갈수록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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