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연은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이어주는 꿈과 희망, 평화의 상징이라고 했다. 그래서 연을 날릴 때는 '한 해의 모든 액을 띄워 보낸다'고 해 장애물이 없는 개울가나 들판, 산 등지에서 연줄을 풀어 얼레에 감고 있던 실을 모두 날려 보내서 복이 찾아오도록 빌었다. 연은 또 전쟁의 신호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송액영복의 민속 행사로서,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도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 내전이 배경인데 연을 매개로 해서 유년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과 비극적인 전쟁 상황, 친구 간 우정을 그리고 있는데, 결말은 아름답게 감동적으로 끝나는 이야기도 있다.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40, 50, 60대 남자들은 누구나 연을 날리던 기억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살을 에는 칼바람 속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가오리연과 방패연을 만들어 빨갛게 언 손으로 얼레를 돌리며 연 싸움을 하거나 더 높이 날리던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의성은 양념류나 건강식품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한지형 마늘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특히 연의 고장으로도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1978년부터 의성군 봉양면(도리원)에서는 전국 연날리기 대회를 개최해왔고, 올해로 36회째를 맞이하는 역사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의성 전국 연날리기 대회는 전국에서 수 많은 연사들이 모여들어 연 싸움을 통해 서로 경쟁하고 우정을 나누며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연은 우리 조상의 슬기를 배울 수 있는, 우리 국민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고유의 훌륭한 민속놀이 행사이다. 의성은 2천여 년 전 찬란했던 조문국의 뿌리가 있는 역사와 연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이다.
의성 지방에는 연 제작과 연날리기 등 민속놀이 확산에 평생을 바친 전통 연 기능보유자 김유복 씨가 있었다. 수년 전 유명을 달리하긴 했지만, 그는 평소 정월 대보름날 한 해의 액을 실어 날려 보내는 연날리기 놀이야말로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흥미진진한 놀이 문화의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아직도 그는 국내'외 연 동호인들에게는 훌륭한 연 전문가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한지로 만든 연은 비가 올 때면 날리지 못하는 단점을 개선하려고 전국 처음으로 비닐 연을 개발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전 행사로 한강변에 호돌이방패연 250개를 하늘 끝까지 올려 연이 예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가 날린 호돌이방패연이 전 국민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전국 각지에서는 초청장이 줄을 잇기도 했다. 물론 그가 초청돼 연을 날리면 그 행사는 더욱 빛을 발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수년이 지난 지금, 의성에는 새로운 연 문화가 그를 대신하고 있다.
의성군은 36년 전통의 의성 전국연날리기대회의 경험을 살리고, 연 기능보유자 고 김유복 선생의 업적과 뜻을 기리기 위해 매년 '세계인의 연 축제' 행사를 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연 동호인들을 초청, 2011년부터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를 연다. 3회째를 맞는 올해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에서는 중국 등 동남아, 영국 등 유럽, 미국 등 세계 27개국 200여 명이 참가한다. 개회 기간 중에는 '국제연학술대회', '세계 창작연 시연', '실업팀 초청 의성마늘 민속씨름대회' 'KBS 전국노래자랑' 의성 편 녹화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준비하고 있다, 2회에 걸친 의성 국제 연날리기 대회는 연을 통해 세계의 문화를 교류하는 지구촌 소통의 장으로 정착해가고 있다.
의성군은 36년간의 전국 연날리기 대회와 3년째 이어오는 국제 연날리기 대회를 통해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 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세계연연맹 창설을 통해 세계적인 연의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도약하는 중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의성군 안계면 위천생태하천에서는 '제3회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가 열리고,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에서는 노란 꽃망울의 향연인 '산수유꽃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가족과 함께 올 한 해 희망과 꿈을 하늘에 마음껏 펼쳐 보는 소중한 날이 되도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김복규 의성군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