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광견병 예방접종

입력 2013-03-21 14:28:36

인수공통전염병인 광견병은 국가가 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예방 접종을 실시하는 전염병이다. 이번 예방접종은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된다. 지역과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하면 평상 시의 10% 비용으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생후 3개월 이상 개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개와 함께 포유동물 역시 사독광견병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고양이과 동물이 생독광견병 백신을 맞았을 경우 뇌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뇌막염으로 사망할 수도 있고,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절대 생독 백신 접종은 하지 말아야 한다.

동물병원은 광견병 예방접종 기간이 되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이 기간에 예방접종을 맞는 개는 대부분 집을 지키기 위한 개로 1년에 한 번 대문 밖으로 외출하는 날이다. 그러니 개가 통제가 안 되고 가는 곳마다 영역표시를 하기 위해서 전봇대와 동물병원 모퉁이, 벽에 배뇨를 한다. 심지어는 긴장을 하거나 겁을 먹어 대변을 보는 개들도 있다. 이런 종류의 견공들은 사람과 접촉이 별로 없어 백신 주사를 놓으려고 하면 발작을 한다. 어떤 개는 보호자를 무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혼합진도견종은 유별나다.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30분 정도 보호자와 씨름을 한다. 그리고 목줄이 풀린 개는 다른 개와 싸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아무 곳에나 대소변을 본다. 이 정도 되면 병원 직원들은 보호자에게 개를 관리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국가는 광견병 접종에 주사 시술비로 마리 당 250원을 지원하고 보호자가 2천원을 부담한다. 주사 시술비는 1960년도에 정한 것이다. 사람의 경우 독감 예방접종에 1인당 1만원 정도 지원한다. 동물 시술료도 현실화 돼야 한다. 그래야 동물도 병원 직원으로부터 환대 받을 수 있다.

광견병 증상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침울형과 광폭형 증상이다. 침울형은 사람이나 동물을 싫어하고 어두운 곳으로 찾아들어가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광폭형은 이를 드러내고 무엇이든 물어뜯으려 하고 침을 흘리며 포악해진다. 물을 먹으려고 하는데 인후두가 마비돼 물을 먹지 못해 나중에는 물을 싫어하게 된다. 이를 공수병이라 한다.

개에게 물리면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WHO(세계보건기구) 규정에 따른 임상 병성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지금은 간이 검사가 발달돼 광견병 항원검사를 타액으로도 검사할 수 있다. 두 가지 검사를 함께 실시해 조기에 병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에게 물렸을 경우 예전 연세 드신 분들이 하듯 개털을 잘라 참기름에 발라서 상처 부위에 붙여 주는 방법을 쓰면 안 된다. 사람은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개는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치료 받기를 당부한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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