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봄날 가족 캠핑

입력 2013-03-21 14:34:07

영천 강변공원서 힐링 캠프…밤하늘 별자리 선명

캠핑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대구 근교에도 잘 꾸며진 시설과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깨끗한 시설과 편리한 부대시설은 '안지기'(부인)의 인기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 가운데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캠핑 장소는 영천시 임고면에 있는 강변공원이다.

캠핑장 용도가 아닌 시민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지만, 전문 캠핑장 못지않게 잘 꾸며져 있어 많은 캠퍼들이 찾는 곳이다. 강가 옆으로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수영장과 족구장, 농구장, 산책로, 정자 등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캠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캠핑장이다.

봄에는 산책로를 따라 강변을 거닐다 보면 기분 전환이 돼 좋고, 여름에는 수영장과 강가에서 다양한 물놀이를 할 수 있어 좋다. 특히 아이들에겐 천국이다. 가을에는 밤하늘을 뒤덮은 수많은 별이 너무 아름답고, 겨울에는 강가의 물안개가 자주 끼어 분위기 있어 좋다. 그래서 이곳은 4계절 캠핑을 할 수 있다.

오랜만에 임고를 다시 찾았다. 아직은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5월이 되면 넓은 잔디밭에 텐트 칠 장소가 없을 정도로 많은 캠퍼들이 찾는다.

한산한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제대로 힐링 캠핑을 했다. 아이들은 자주 와서 그런지 익숙하게 물가와 산책로를 분주히 뛰어 다니기 바쁘다. 안지기는 릴렉스체어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봄바람을 느끼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작년에 분양받은 애견 토이푸들은 잔디밭을 전력 질주하며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마시며 즐거워한다.

다들 즐겁고 행복을 느끼는 동안 난 짐을 나르고 텐트 치기에 바쁘다. 가끔은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며 밖에서 이러고 있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가족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행복을 느낀다.

강가 바로 옆에 널찍한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하는 동안 안지기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메뉴는 광어찜이다. 캠핑 초창기에는 저녁은 무조건 삼겹살, 아침은 라면으로 해결했지만, 요즘은 다양한 음식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광어찜도 안지기가 캠핑 오기 전 고심 끝에 준비해 온 것이다.

가족이 같이 둘러앉아 먹는 저녁 식사가 그날 따라 더 맛있고 즐거웠다. 식사 후 화롯대에 불을 붙이고 둘러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갖가지 별자리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아이들은 황소별자리, 전갈자리, 쌍둥이자리, 오리온자리, 북두칠성을 찾으며 신기해한다. 책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면서 배우는 이것이 진정 가정학습이 아닐까.

안지기와 난 일전에 청도에서 캠핑하고 구입한 감 와인을 한 잔 했다. 분위기 너무 좋다. 우린 서로 마주 보며 말없이 웃음을 짓는다. 이 맛에 캠핑을 한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할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우린 캠핑을 통해서 배워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린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아이들은 넓은 잔디밭에서 뛰어 놀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밖에만 나오면 에너지가 철철 넘친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바쁜 것 같다. 학교를 마치면 학원 가기 바쁘고 집에 오면 숙제하기 바쁘다. 일주일 동안 나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이렇게 야외에서 땀 흘리며 제대로 힐링을 하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임고 강변이 주는 자연의 선물을 듬뿍 받았다.

항상 철수할 때면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을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설렌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즐거워지기에 주말이 되면 어김없이 짐을 챙긴다. 따뜻한 주말 봄날, 아이들과 같이 캠핑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손명수(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매니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