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센터프로그램에서 취미로 배운 수지침이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 몰랐어요."
허순자(74'대구 남구 대명9동) 씨는 매주 월, 화요일이면 수지침 도구를 챙겨 복지관과 동네경로당으로 향한다. 자신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자치센터프로그램에서 우연히 수지침을 배운 허 씨는 9년째 동네 복지관과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수지침 봉사를 하고 있다. 2003년에는 수지침 자격증까지 땄다. 허 씨는 고령의 어르신들을 위해 용돈을 아껴 틈틈이 수지침 재료를 사러 다니다 보니 자신의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의 높은 호응에 봉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허 씨의 수지침 나눔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허 씨는 지난달에는 남편 이장열(79) 씨와 함께 남구청에 이웃돕기 성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한 성금은 허 씨가 수지침 자격을 취득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8년 동안 모은 돈이다. 매월 20만원씩 받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다.
"평생을 남편 뒷바라지만 하고 살았지 돈 버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는 허 씨는 "자신이 처음 번 돈을 손에 쥐고 어디에 쓰면 보람 있는 일이 될까 고민하던 중 남편과 상의 끝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기로 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사랑의 손길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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