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등 방송 3사와 농협 등 3개 금융기관 전산망이 동시에 마비되는 초유의 사이버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방송사는 내부 전산망이 작동을 멈췄고 은행들은 창구 및 인터넷 뱅킹 등 모든 금융거래를 2시간가량 중단해야 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9년 7'7 디도스 공격을 비롯해 2011년 농협 전산망 해킹, 지난해 중앙일보 서버 해킹 등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그럼에도 또 국가 기간망이나 다름없는 방송사와 금융사의 전산망이 헤킹 피해를 입은 것은 사이버 안보 불감증이 작용한 결과다.
사이버 테러는 해를 거듭할수록 보다 지능화하고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무차별적으로 클릭하는 디도스 공격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수개월에 걸쳐 서버를 장악한 후 동시에 마비시키는 '지능형 지속 공격' 즉 APT 수법이 사용됐다. 해킹 수법은 고도로 진화하고 있고 그만큼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입고도 대응이 어려워진다.
이번 사태는 국가적인 사이버 테러 불감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과거 디도스 공격이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에서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농협 전산망은 2년 전에도 뚫렸는데 이번에도 또 뚫렸다.
정부는 북한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이버 공간은 총성 없는 전장이다. 총 없이도 국가 기능을 한시에 마비시킬 수 있다. 미국은 육'해'공'우주에 이어 사이버 공간을 제5의 전장으로 삼고 대응 능력을 키우고 있다. 북한도 사이버 전사 수가 3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라고 그냥 있지는 않겠지만 사이버 테러 대응 능력이 현저히 뒤떨어져 있음은 분명하다. 이번 사태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사이버 대응 능력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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