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요구에 "예산 없다"…업체, 자비로 돌망태 깔아
안동보 바닥보호공 유실 등 세굴현상(본지 19일 자 3면 보도)과 관련, 시행사인 수자원공사(K-water)가 예산 부족과 설계상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세굴에 따른 보(洑) 붕괴를 우려한 시공사의 설계변경 요구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업체는 이 과정에서 자체 예산을 들여 애초 설계에서 빠져 있던 '돌망태'와 '돌쌈지' 공사를 추가로 벌였으며, 준공을 앞둔 상황에서도 부실 설계에 따른 세굴현상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보 시방서에는 '보'(고무보)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바닥기초공사 5m, 물 받이공 10m, 보 하류에 사석을 채우고 너른 돌을 덮은 상태에서 콘크리트로 틈을 메운 19m의 바닥보호공만이 설계돼 있다. 시공업체에 따르면 바닥보호공 세굴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설계에 빠져 있었다는 것.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공사를 앞두고 수자원공사 공사담당자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바닥보호공 쓸림과 세굴현상을 막을 수 있는 '돌망태', '돌쌈지' 공사를 추가하도록 설계변경을 요청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결국 애초 설계와 상관없이 준공을 앞두고 세굴현상에 따른 보 붕괴를 우려해 '돌망태'와 '돌쌈지' 구조물을 각각 1m씩 추가 시공해 자구책을 마련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설계에 빠져 있었던 돌망태 공사를 자체 예산을 확보해 시공했다"며 "설계변경을 통해 최소한 돌망태와 돌쌈지를 물살이 줄어드는 구간까지 충분히 시공해야 세굴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안동보 본체 기초는 견고한 암반 위에 설치돼 있어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 안동보 바닥보호공 세굴은 하상변동에 따른 국부적 손상으로 파악된다"며 "설계 당시에는 안동보의 수량과 수압 등을 모두 계산해 바닥보호공 길이를 책정한 것으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다음 달 중순 바닥보호공 보수 및 보강공사를 시작해 4월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