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재 연마 장비 최초 국산화…경주 ㈜폴리시스

입력 2013-03-21 07:49:11

(주)폴리시스는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자동화 폴리싱 기계를 개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배형성 대표(오른쪽)와 박정희 연구개발팀장이 회사 제품을 시운전하고 있다.
(주)폴리시스는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자동화 폴리싱 기계를 개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배형성 대표(오른쪽)와 박정희 연구개발팀장이 회사 제품을 시운전하고 있다.
배형성 대표
배형성 대표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먼저 접수한다.'

경북 경주의 ㈜폴리시스는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폴리싱(Polishing) 관련 장비를 최초로 국산화한 기업이다. 폴리시스는 바닥재 연마 기술개발과 함께 수출지원기관의 도움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려 해외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숨은 강자'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

폴리시스는 2011년에 설립했다. 이전에는 자동차부품 회사인 ㈜성심의 한 사업 파트에 불과했다. 1998년 설립된 성심은 자동차 범퍼 부분의 부품을 만들어 국내에 납품하는 2차 공급업체다. 폴리시스가 성심에서 분리된 것은 기술개발이 완성 단계에 들어섰을 때였다.

2007년 어머니 대신 대표를 맡게 된 배형성 대표는 회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주 했다. 그는 "2차 공급업체로서 회사가 성장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야 회사와 직원 모두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이것저것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배 대표가 그때 눈을 돌린 것이 바로 폴리싱 기계였다. 그는 "지인이 폴리싱에 대해 소개하면서 자동화 기계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려줬다"며 "그때부터 세계 곳곳의 전시회를 가면서 제품들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폴리싱(Concrete Polishing)은 기존의 콘크리트 바닥면에 페인트(에폭시 또는 우레탄)나 석재, 타일, 카펫 등으로 바닥을 마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콘크리트 바닥 자체를 연마하고 광택을 내 마감하는 친환경 공법이다. 현재 북미 및 유럽 등에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국내에도 서서히 확산되는 추세다.

폴리시스 관계자는 "점차 커지고 있는 폴리싱 공법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것이 폴리싱 기계다. 폴리싱 기계의 99%가 수동형 제품이기 때문에 전 자동 기계는 획기적인 제품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산화 개발 성공

배 대표는 자동 폴리싱 기계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 시장에 내놔도 전혀 밀리지 않는 우수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그는 "전시회를 다니면서 폴리싱 기계를 살펴보니 '이 정도면 우리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좀 더 기술을 개발하면 훨씬 나은 제품도 생산이 가능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회사는 자동차부품을 만들며 쌓은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고 판단, 연구팀에 개발을 맡겼다. 배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밤 새워 가며 지속한 연구개발 끝에 콘크리트 폴리싱 기계를 개발했다.

폴리시스 기계의 장점은 높은 절삭력과 내구성이다. 회사 관계자는 "타사 제품이 바닥을 연마하는 플레이트가 4개인데 반해 우리는 6개의 플레이트를 장착했다"며 "절삭력이 강하고 평탄화 작업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플레이트를 돌리는 구동부를 연결한 벨트 역시 더 많아 내구성과 파워도 강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특징은 작업자 위주의 디자인이다. 동급의 제품 중에 탑승과 리모컨 조정이 모두 가능한 폴리싱 기계는 폴리시스 제품뿐이다.

해외 여타 제품과 겨뤄도 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제품을 만들었지만 폴리시스의 난제는 마케팅이었다. 수출에 대한 노하우가 전무하다시피했다.

배 대표는 "어떻게 우리 제품을 알릴까 고민하던 가운데 한국무역협회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경북무역아카데미'에 대해 알게 됐다"며 "이곳에서 무역에 관한 실무 교육을 받았고 무역협회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해외수출에 대한 희망을 조금씩 키웠다"고 말했다.

이후 폴리시스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와 경북도의 도움을 받아 각종 해외전시회와 시장개척단 사업에 참여, 부지런히 활용해 해외 건설 시장을 노크해 왔다.

◆꾸준한 도전

이처럼 회사는 해외 시장을 계속해서 두드린 덕분에 최근 해외 유명업체와 계약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적인 콘크리트 전문 전시회 'World Of Concrete(WOC) 2013'에서 '전자동 그라인딩 시스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며 관련 업계 바이어와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폴리시스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계적인 건설 기계 업체인 북미의 BMI사, 영국의 SPE International사와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배 대표는 "이번 전략적인 협력 파트너십은 공동 브랜드(BMI-Polisys)를 통한 제휴적 프로모션 활동 전개와 현지 유통공급망을 이용한 마케팅 활동, 신제품 공동 개발 및 R&D 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다음 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건설 기계 박람회에서 BMI와 팀을 구성해 참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폴리시스는 이달 중 BMI와 3년간 약 1천만달러의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폴리시스의 해외 진출을 업계에서는 이래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통상 해외시장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까지 3~5년 이상의 안정적인 거래 및 상호 신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이동복 대경본부장은 "국내 중소기업인 폴리시스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건설 중장비 시장에서 OEM(자기상표부착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우리의 해외 진출은 그 동안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수출유관기관 덕분이다"며 "이번 WOC 2013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북미,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 다양한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해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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