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프린스호텔 인수가 무산됐다. 최근 유동화 물건 계약을 통해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프린스호텔 인수합병에 나섰던 이랜드그룹은 호텔 임대계약자와의 조율 실패로 호텔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랜드그룹은 레저업체인 이월드(옛 우방랜드)와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구 호텔업 진출을 노려왔다. 이를 위해 지난달 프린스호텔 채권자인 S생명 등 금융권과 유동화 물건 계약을 맺었다. 유동화 물건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해 경매절차가 진행되기 전 제3의 사업자가 인수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이랜드는 계약금까지 지불한 상태다.
그러나 프린스호텔은 실소유주가 임대를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운영권은 사실상 제3의 임대업자가 갖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호텔을 인수하려면 계약기간이 남은 임대업자를 안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컸다고 이랜드그룹 측은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프린스호텔은 소유주가 영업에서 손을 떼고 다른 사업자에게 임대를 한 상황이다. 이랜드와 소유주가 매각 절차에 합의했다고 해도 임대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임대계약자와의 합의 없이 호텔을 인수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이 대구에서의 호텔사업을 위해 인력을 보충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만큼 다른 호텔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2010년 동아백화점(쇼핑프라자, 본점 등 6개 유통 부문)과 이월드를 매입했고 옛 올브랜 아울렛은 장기임대를 통해 NC아울렛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편 1984년 남영법인으로 출발한 프린스호텔은 본관(지하 4층, 지상 12층)과 별관(지하 3층, 지상 7층)에 117개의 객실과 국제회의장, 8개의 대'중'소 연회장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1991년 특 2등급 호텔 자격을 얻는 등 지역 대표 호텔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1998년 S생명 등 금융권으로부터 모두 130여억원을 차입, 이 자금으로 주택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큰 손실을 보면서 호텔이 부실해졌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