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짱'이 때리는 것 봤다"…경찰, 유서 적힌 5명 조사

입력 2013-03-14 10:00:45

경산경찰서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A(15'고1) 군 사건과 관련, A군과 함께 중학교를 다녔던 경산과 청도의 고등학교 학생 등을 상대로 폭력 행사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군의 중학교 동창생 4명을 상대로 수사한 결과, 유서에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동창생 B군은 중학교 때 속칭 '짱'으로 통하며 7, 8명이 몰려다니면서 학생들 돈을 갈취하거나 폭행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또 2011년 7월쯤 교실에서 A군을 불러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수치심을 느끼는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다른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4명도 A군이 중학교 2학년 때인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에 교내에서 A군을 폭행하는 것을 목격하거나 그 내용을 들어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A군이 올해 청도의 한 고교로 진학한 이후에도 다른 친구(15)가 기숙사에서 발로 A군의 배를 폭행했다는 것.

경찰은 "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 후 교실에서 쉬는 시간에 유서에 적힌 가해학생 가운데 1명에게 뺨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어했고 자살 결심 당일에도 등교하지 않은 것 같다"는 A군 누나(21)의 말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A군이 숨진 당일 행적은 그의 휴대폰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11일 오전 6시 21분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 오전 7시 1분 경산역에서 같은 반 친구와 같이 열차를 타고 7시 18분 청도역에 도착한 뒤 시내버스를 타고 30여 분 거리에 있는 학교 앞에 도착했다.

이날 학교까지 동행했던 A군의 친구는 "버스에서 내려 각자 걸었는데 교문 앞에서 뒤돌아보니 A군이 없어 혼자 학교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교문 앞에서 중학교 선배를 만난 A군은 함께 경산으로 돌아와 PC방에서 2시간 정도를 보낸 뒤 이날 오후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와 결국 죽음을 선택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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