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丙, 야권분열 전초기지?

입력 2013-03-14 10:47:50

저마다 후보 공천…與와 다수 野 후보 구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24 서울 노원병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섬에 따라 그동안 여당을 상대로 힘을 발휘했던 야권연대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단일화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향후 야권의 지형변화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주통합당은 안 전 교수가 보다 당선이 어려운 지역에 출마해 당선되는 것이 야권의 저변확대는 물론 새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안 전 교수의 위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 전 교수의 고향인 부산의 영도구를 염두에 둔 주장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제1야당의 위상을 감안하면 반드시 후보를 공천해야 하지만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 당시 안 전 교수의 잇따른 양보를 감안하면 정치 도의상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의 소속 정당인 진보정의당의 비판 수위는 조금 더 높다. 노 전 의원 대신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지선(노 전 의원 부인) 예비후보는 안 전 교수의 서울 출마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한편 당당히 경쟁해 이길 자신이 있다는 의중도 비추고 있다.

진보정의당은 노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X-파일 사건의 진의를 안 전 교수가 제대로 파악했다면 노원병 출마를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 역시 진보정치의 새로운 면모를 보이기 위해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야권에서 특단의 결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번 노원병 보궐선거는 한 명의 여당 후보와 4명의 야당 후보가 맞붙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특히 민주당 후보와 안 전 교수가 함께 출마할 경우 여당 후보를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에선 물밑 후보단일화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노원병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 논의의 결과를 보면 향후 야권의 지형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보단일화 협상 결렬은 향후 야권의 대대적 개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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