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로부터 "우리 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뛰어난 재능을 발견했다는 기대 섞인 표정으로 조언을 바라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보면 대다수 아이가 해내는 자연스러운 표현 활동에 대한 부모들의 과잉 기대인 경우가 많아 해답을 주기가 궁색할 때도 있다.
미술 교육의 출발은 기능 교육 위주가 아니라면 빨리 시작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이것이 정서 교육, 개성 교육, 창의성 교육, 사회성 교육과 지적 발달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그리기나 색칠하는 행위는 그림이라는 개념보다는 노작 행위로써 자연스런 표현 활동이다. 이러한 놀이를 통한 표현으로 창의력이 생기고, 그것을 바탕으로 창조성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의 이런 표현 활동에 대해 성인의 시각으로 개입하고 그것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제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아동을 같게 지도하는데 이런 잘못된 미술 교육으로 많은 아동이 붕어빵 식의 복사한 것 같은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이런 주입식 지도는 창의성을 길러 주지 못한다. 오히려 다양한 사고의 발달을 제한하게 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그래서 특히 유아기의 아이들은 낙서처럼 주제가 없이 아무거나 그려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답이 필요 없는 그림, 어떤 형식이나 규칙도 없이 과정이 즐거운 그림이면 된다. 자연스러운 놀이로 즐겁게 표현하는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어 아이의 다양한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이야 질 좋은 다양한 미술재료를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가난했던 옛날에는 종이나 연필 대신 맨땅에 손가락이나 막대기로 선을 긋는 놀이 따위가 표현의 수단이었다. 그래도 우리 민족은 독특한 직관력과 창의성 등의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어서 수많은 국보와 문화재를 탄생시켜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창의성이나 직관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와 같은 흐름이요 감각이다.
찰흙 한 덩어리와 또 다른 한 덩어리를 뭉치면 더 커진 한 덩어리가 된다. 거기에 다른 두 덩어리를 합쳐도 한 덩어리가 될 뿐이다. 즉 1+1=1이며 1+2도 1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으로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 창의적인 미술 교육은 수학적 개념이나 수리적 사항이 아니라 조형적 처지에서 생각해야 어떠한 가능성도 존재할 수 있다.
"자녀의 조기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이여! 미술 교육에는 지나친 특별함을 지양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지나치게 상업적 기법에 묻히면 아이도 좋지 못한 특별함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김 윤 종(화가 gilimi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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