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1시간 행복 수업…경북대 사대부중 한원경 교장

입력 2013-03-12 07: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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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중 한원경 교장
사대부중 한원경 교장
행복 수업을 받으며 활짝 웃는 학생들. 사대부중 제공
행복 수업을 받으며 활짝 웃는 학생들. 사대부중 제공

"행복을 배워 다 함께 행복해집시다."

한원경 경북대 사범대부속중학교(이하 사대부중) 교장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지난해 3월 이 학교에 부임한 후 행복을 주제로 한 수업도 진행 중이다.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하고 인성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한 교장의 시도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행복을 가르치는 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긍정 심리학의 행복관을 접하면서부터. 사람들이 성공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 아이들은 학창 시절 행복을 포기한 채 공부에만 전념해야 하잖아요. 다들 성공하고 출세하면 행복은 그냥 뒤따라온다고 이야기하니까. 학교에서 학생들이 행복감을 맛보지 못하는 구조인 셈이죠. 학생이 흔들리고 덩달아 학교가 휘청대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요?"

장학사 시절 한 교장은 책 쓰기와 디베이트(debate:토론'논쟁)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침 독서 10분 운동, 삶 쓰기 100자 운동, 학생 저자 10만 양성을 위한 책 쓰기 운동, 디베이트 중심 도시 대구 만들기 프로젝트 등이 그것. 덕분에 책 쓰기와 디베이트는 대구 교육계가 자랑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랬던 한 교장이 행복 수업이라는 화두를 새로 들고 나온 것이다.

한 교장은 대구시교육청에 근무하던 2011년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에서 개발한 교과서를 보고 이곳에서 행복 수업 연수를 받은 뒤 학교 현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행복을 가르쳐 보기로 마음먹게 됐다. 사대부중 부임 후 지난해 전반기에 교사 연수 후 8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에서 행복교과서를 받아 전교생을 대상으로 2학기부터 주당 1시간씩 행복 수업을 진행했다.

"행복을 느끼는 것도 습관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근육을 길러줘야 한다는 데 공감했어요. 행복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대인 관계에서도 적극적일 뿐 아니라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테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행복 교과서는 행복 덕목 10가지를 담은 책. 행복이란 무엇인가부터 관점 바꾸기, 감사하기, 비교하지 않기, 목표 세우기, 음미하기, 몰입하기,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나누고 베풀기, 용서하기 등 10개 덕목에 대해 단원별로 설명하고 있다. 한 교장은 교과서 속 표지에 일일이 'OO야, 행복해지는 법을 배워 행복한 삶을 살아라'고 직접 적어 전교생에게 나눠 줬다.

행복 덕목 10가지 중 특히 한 교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감사하기'다. 학생들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도록 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1월부터 하루 1가지 착한 일 하기, 한 달에 2권 책읽기, 하루 5가지 감사문장 쓰기 활동을 하는 '행복나눔 1'2'5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찡그리면서 행복 수업을 할 수 없어서 가르치는 교사부터 긍정적인 심리 상태가 됩니다. 학생들도 활동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업이라 좋아하고요. 학부모들도 응원을 보내주시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 교장은 즐거운 수업, 예술'체육 교육 강화에 신경을 쏟을 계획이다. 교실의 책상을 'ㄷ'자로 배치, 소통과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수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대구문화재단과 연계해 음악'미술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전교생에게 음악 줄넘기 교육을 한다.

"초'중'고교 시절을 행복하게 살면서도 얼마든지 공부를 잘할 수 있습니다. 성격적으로도 훨씬 바르게 성장할 수 있고요. 행복 교육이 널리 전파돼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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