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협상-끝까지 반대" 갈라진 삼평1리

입력 2013-03-11 10:08:27

수년째 고압송전탑 설치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마을이 주민들 간의 극심한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4만5천V의 고압 송전탑이 지나는 청도군 풍각면과 각북면 15개 마을 가운데 보상을 거부하고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곳은 삼평1리가 유일하다.

이 마을은 한전 측이 제시한 마을발전기금을 두고 "한전 측과 협상을 모색하자"는 주민들과 "고향을 지키려면 송전탑 건설을 끝까지 반대해야 한다"는 주민들로 갈라져 갈등을 빚고있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최근 송전탑 반대 평화콘서트(본지 2일 자 3면 보도)를 개최했다. 7일에는 시민사회단체들과 '청도 345㎸ 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각계의 관심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지난달 새로 선출된 마을 임원진이 주민화합보다 송전탑 찬성 쪽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마을부녀회 구성 과정에서 반대운동을 주도해온 주민들을 제외시키는 등 마을을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을 이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청도군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반대대책위 빈기수(50) 공동대표는 "비슬산 아래 평화로운 마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반대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고향을 지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이장과 새마을3단체, 마을개발위원 등으로 구성된 마을임원진은 이달 6일 한전과 청도군의회, 청도경찰서 등을 방문해 송전탑 해결방안과 여론 수렴에 나섰다. 이들은 앞으로 청도군 등 지역 기관 방문을 마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마을주민에게 다시 설명하고 한전과 협상테이블에 앉을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박재권 이장은 "동 임무를 맡아 마을부녀회로부터 부녀회장과 회원명단을 전해 받아 면사무소에 제출했을 뿐 월권행사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송전탑 관련 다수의 마을주민들로부터 위임받아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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