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레이어 최형우, 든든한 삼성 보험

입력 2013-03-11 09:22:39

9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과 LG의 경기에서 삼성 1루수 최형우가 5회 무사 1루에서 LG 정주현의 병살타구 때 2루수 조동찬의 송구를 받아 아웃시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9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과 LG의 경기에서 삼성 1루수 최형우가 5회 무사 1루에서 LG 정주현의 병살타구 때 2루수 조동찬의 송구를 받아 아웃시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포수, 좌익수, 이번에는 1루수?'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9, 10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서 최형우는 삼성의 1루 베이스를 지켰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006년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외야수로 전향했다. 따라서 1루수는 낯선 자리. 하지만, 최형우는 "2002년 입단 첫해 한두 경기에서 1루 수비를 봤고 지난해에도 간간이 1루 수비연습을 계속했다.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1루수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형우가 시범경기 두 경기서 1루수를 보게 된 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던 주전 1루수 이승엽의 체력안배와 백업요원인 채태인이 최근 왼 손바닥에 통증을 느껴 부상 악화를 우려해서다. 일종의 '땜질'이지만 만일에 있을 1루수 공백을 대비한 '보험' 성격도 있다.

최형우는 "(이)승엽이 형의 체력 안배를 위해 내가 가끔 1루 수비를 맡는 것도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외야뿐만 아니라 1루까지 수비 범위를 넓힐 의지를 살짝 드러냈다.

일단 1루수 최형우는 합격점을 받았다.

10일 LG전에서 안정된 포구 실력을 뽐낸 데 이어 3회에는 송구센스까지 선보였다. 3회 무사 2, 3루 위기상황에서 1번 이대형의 1루수 앞 강습타구를 잡아 재빠르게 3루에 송구했다. 홈을 노리던 3루 주자 윤요섭은 포수 김동명에게 태그 아웃되며 득점기회를 잃었다. 3-5-2(1루수-3루수-포수)로 이어진 깔끔한 수비였다. 4대2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선 윤선재의 뜬 공을 침착하게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9일 개막전에서도 8회 이병규의 타구가 부러진 방망이와 함께 날아왔지만 별다른 동요 없이 처리했고, 9회엔 선두타자 최영진의 파울타구를 벤치까지 달려가 잡아내는 투지도 선보였다.

주전 이승엽이 조만간 1루수 자리로 돌아오겠지만, 삼성은 최형우가 1루수까지 수비 범위를 넓히면서 최형우 활용법을 또 하나 추가하게 됐다. 팀의 주장이면서 주포인 최형우는 주로 좌익수나 지명타자로 출전했으나 앞으로 상황에 따라 1루수로 나서 자신의 가치와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공격에서도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0일 LG전에선 1회 우전안타로 첫 타점을 올리며 기선을 잡았고, 7회 5대2로 앞선 상태에선 우중간 1타점 적시타로 추가점을 기록했다.

9일에도 두 번째 타석에서 적시 3루타를 때려낸 최형우는 팀이 2대4로 뒤지던 9회 LG 투수 정현욱의 5구째를 공략해 우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120m)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은 KIA 최희섭에 이어 올해 시범경기 2호 홈런이었다.

시범경기 두 경기서 최형우는 8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에 1홈런을 기록했다.

한편 삼성은 9일 LG와 4대4로 비긴 데 이어 10일에는 8회 대량실점하며 LG에 6대9로 패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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