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식 이야기] 약이 되는 잡초나물 (2)

입력 2013-03-07 14:38:58

미네랄 많은 쇠뜨기, 3월 새순 나물로 무쳐도 좋아

봄철에 나는 잡초와 새순은 독성이 없어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많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풀로 여긴 나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쇠뜨기는 속새과의 속새속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 전 세계에 1속 25종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1속 8종이 분포하는데 쇠뜨기, 개쇠뜨기, 물쇠뜨기, 능수쇠뜨기(솔쇠뜨기), 좀속새, 물속대, 속새, 개속새 등이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 시냇가, 논두렁이나 밭둑 양지바른 곳에 아주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양치식물이다.

겨우내 말라버린 가랑잎들을 헤치면 언 땅에서 생식 줄기가 치솟아 올라오고 있다. 끝 부분이 마치 뱀 머리의 형상을 한 것 같고 줄기에 마디가 있으며 연갈색의 길죽하고 반투명한 풀이다. 쇠뜨기란 이름은 '소가 뜯어 먹는 나물'이라는 뜻이며, 생식 줄기 끝에 달려 있는 포자낭수가 뱀 머리를 닮아서 '뱀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번식력이 왕성해 농작물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는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이 나물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맛은 쓰고, 평온해서 독은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도 약초로 사용하고 있다. 효능과 주된 치료 대상은 '열을 내리고 혈분(血分)에서 사열(邪熱)을 제거하며 지해(止咳), 이뇨 효능이 있으며 토혈, 코피, 변혈, 대상 월경, 해수, 기급(氣急), 임병(淋病)을 치료한다'고 한다.

우리 조상은 지혈약으로 써왔으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약초로, 그리고 이담작용과 항염증작용에 도움이 되는 약초로 사용해 왔다. 또한, 줄기의 세포막에 규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공예품이나 가재도구의 면을 고르게 가는 목적으로 사용해 왔다.

최근 들어 많은 나라가 약초로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의 메디컬, 허브에도 편입되어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문헌에도 '악성종양이나 항문(肛門)의 폴립의 생장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에서는 '홀스테일'(말의 꼬리)이라 부르며 '육체 피로, 빈혈, 전립선 비대, 요로결석, 폐결핵, 아이의 야뇨증에 좋다'고 되어 있어 우리나라 민간요법의 과학성을 검증해주고 있다.

쇠뜨기는 인, 칼륨, 마그네슘, 철, 동, 망간, 게르마늄 등의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칼슘 등은 시금치의 150배(100g 중 1천740㎎)나 달한다. 쇠뜨기 연구의 일인자로서 알려진 의학박사 야마바라죠지(山原條二)는 미네랄 중에도 특히 규소(珪素'실리카)에 주목하고 있다. 이유는 현대의 많은 병이 가공식품들의 유해물질 등에 의해 조직 내 산소 결핍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일이 많지만, 규소는 산소 결핍상태를 초래하는 물질을 흡착해서 개선하고, 적혈구를 늘리고 조직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규소는 이 밖에도, 체내의 칼슘 대사의 촉진, 혈관 벽의 콜레스테롤 부착의 억제, 수렴작용에 의한 지혈, 소염, 진통 등의 유효성을 갖고 있다.

또한 쇠뜨기는 세정제 성분이 있어 피부궤양, 습진, 무좀, 종기, 치질 등에도 사용한다. 쇠뜨기를 찧거나 구워서 바르거나 다려서 환부를 씻어 준다. 줄기의 생즙을 물과 희석해서 머리를 감으면 탈모에 좋다고 한다.

나물로 먹는 방법을 소개한다. 3월에 올라오는 새순을 데쳐 아린 맛을 냉수에 우려내고, 된장이나 초고추장으로 양념하여 무쳐 먹는다. 생것을 기름에 볶아 간장으로 간을 하여도 되며 꽃봉오리째로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 꽃이 피기 전에 꽃봉오리를 따서 그늘에 말려 꽃차로 우려먹어도 된다.

이처럼 몸에 좋은 쇠뜨기가 지천으로 번식하고 있지만, 농사꾼에게는 농사를 방해하는 골치 아픈 잡풀 취급을 받고 있다. 예전에 소나 염소들을 방목하여 기를 때는 쇠뜨기 풀이 주요 먹이가 됐었지만, 요즘처럼 사료를 먹여 키우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은 소가 즐겨 뜯어먹는 풀이 아니다. 최근 쇠뜨기의 효능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이 쇠뜨기에 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무엇이든 몸에 좋다고 남용하지 말고, 자연이 주는 별미나물로 먹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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