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해안 암컷 대게 불법 어획 근절해야

입력 2013-03-07 11:10:22

흔히 '빵게'로 불리는 암컷 대게를 불법으로 잡아 유통시키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어민과 상인들이 어획이 금지된 빵게와 9㎝ 미만의 어린 대게를 마구 잡아 유통시키면서 동해안 어족 자원의 고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5만 개 이상의 알을 품은 암컷 대게의 불법 어획은 대게의 씨를 말리고 어촌을 황폐화시킨다는 점에서 철저한 단속과 엄한 처벌이 요구된다.

올 들어 암컷 대게를 잡아 유통시키다 적발된 경우만도 벌써 18건이다. 지난해 불법 어획으로 적발된 건수가 모두 38건인 것에 비하면 최근의 불법 어획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월 경산시의 한 유통업자는 수족관과 대형 탱크를 설치해 암컷 대게 20만 마리를 시중에 팔아넘기다 붙잡혔다. 이런 식으로 유통된 빵게와 어린 대게는 대도시 식당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시골장터에서도 어렵사리 찾아볼 수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경찰과 지자체가 특별 단속을 벌이고는 있으나 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택배 등을 통해 은밀히 거래되면서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한다. 당국은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라도 불법 어획과 유통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또한 암컷 대게를 찾는 소비자도 범죄에 동조하는 것임을 깨닫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

돈에 눈이 먼 일부 어민과 악덕 상인들이 지금처럼 암컷 대게를 마구 잡을 경우 동해안에서 대게를 찾아보기 힘든 날도 머지않다. 경북 지역 대게 어획량의 급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07년 5천t에 가깝던 대게잡이가 2011년에는 1천700여t에 그쳐 불과 4년 만에 크게 줄었다. 불법 포획의 피해는 결국 어민 전체에게 돌아간다. 울진'강구 등 대게로 이름난 동해안 각 항구가 피폐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불법 어획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제대로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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