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한국땅 맞으면 1번 누르세요…통화료 25만원"

입력 2013-03-07 10:40:15

이번엔 '독도 4040 괴담' 퍼져…사이버 수사대 사칭 3·1절 전후

직장인 이모(30'대구 서구 중리동) 씨는 5일 오후 지인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010-XXXX-4040, 010-XXXX-4100, 010-XXXX-3129, 010-XXXX-5714, 010-XXXX-1599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긴급 통지문입니다. 위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절대 받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날아온 메시지에는 "이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여론조사를 가장해 '독도는 누가 뭐래도 한국땅이 맞으면 1번, 틀리면 2번을 눌러주세요'라며 1번을 누르게 유도한다"며 "1번을 누르는 순간 25만원이 바로 통화료로 결제된다고 하니 절대 누르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씨는 인터넷으로 메시지 내용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본 결과 이는 약 두 달 전에 SNS를 통해 전파되었던 이른바 '4040 괴담'과 비슷한 내용으로 전파된 또 다른 괴담이었으며, 경찰청에서는 이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올해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돼 시민들을 '보이스피싱'의 공포에 떨게 했던 '4040' 괴담(본지 1월 12일 자 3면 보도)이 독도 관련 내용을 첨가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이 괴담의 시작은 지난해 3월 A(41) 씨가 일면식이 없는 B(31) 씨의 잘못 걸린 전화로 붙은 시비였다. B씨와 욕설을 하며 다툰 A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B씨의 휴대전화 번호인 끝자리 4040의 휴대전화를 받으면 요금이 결제된다"는 메시지를 퍼뜨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소위 '4040 괴담'이라며 특정 전화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25만원이 결제된다는 내용의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다. '4040 괴담'은 해당 내용이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잠잠해진 듯했으나 이번에 내용이 살짝 바뀌어 다시 퍼지고 있다.

이번 괴담은 이번 달 초에 집중적으로 퍼졌다. 실제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독도 4040'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해 본 결과 대부분 3'1절 이후부터 괴담 내용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트위터에 같은 검색어로 검색해 본 결과 이달 2일부터 괴담 내용을 올리거나 리트윗한 건수가 38건이었다. 이번 괴담은 관련 내용이 거짓임이 빨리 확인되면서 급속한 확산은 없었지만 지금도 일부 인터넷 게시판과 SNS를 통해 괴담이 전달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거짓말이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이런 거짓말을 해서 대부분의 휴대전화 사용자를 불안에 떨게 하는 사람들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분노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이번 괴담 또한 지난해에 있었던 사건으로 퍼진 괴담이 다시 퍼진 것"이라며 "특정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거나 번호를 누른다고 요금이 부과되거나 결제가 되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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