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년차 투수 백정현 "올해는 왼쪽 기둥"

입력 2013-03-07 09:19:43

왼손투수 백정현이 수술과 재활을 끝내고 올 시즌
왼손투수 백정현이 수술과 재활을 끝내고 올 시즌 '질식'불펜 진입을 노리고 있다. 오키나와캠프서 김현욱 코치가 지켜보는 데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는 백정현(왼쪽). 최두성기자

삼성 라이온즈 왼손 투수 백정현이 일본 오키나와의 삼성 라이온즈 전지훈련 캠프서 이를 악물고 힘든 훈련을 이겨냈다. 7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상원고 출신 백정현은 왼손투수 자원이 부족한 삼성에서 권혁을 받쳐줄 불펜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동안 마운드서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2007년 신인지명 2차 1라운드 전체 8번으로 삼성에 입단한 백정현은 가끔 1군 마운드에 얼굴을 내비쳤으나 존재감은 미약했다. 공이 손에 익을 무렵인 2010년 4월엔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야 했다. 고교 이후 생애 두 번째 수술대에 오른 백정현은 그 후 재활에 몰두했고, 다시 손끝으로 실밥 감을 익혔다.

지난해에는 1군 마운드에 6차례밖에 오르지 못했지만 2군에서 안정된 투구(40차례 등판, 2승1패6홀드 평균자책점 1.69)를 선보였다.

오키나와 캠프서 만난 백정현은 "제구력을 높이기 위한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0㎞까지 올렸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캠프서 새롭게 추가한 커브도 제법 각이 좋다.

"벌써 7년차입니다. 올해는 정말 잘하고 싶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할 자신도 있습니다."

평소 웃음기 없는 무표정한 얼굴엔 미소를 머금을 때가 잦아졌다. 원하고 계획했던 대로 몸 상태며 구위가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배짱도 두둑해졌다.

"그동안은 마운드에 서면 너무 긴장해 제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을) 피해가는 피칭이 이어졌고, 그럴수록 자신감은 더욱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부턴 마운드서 냉정하게 제 공만 던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들쭉날쭉했던 제구가 잡힌데다, 직구 구속도 130㎞ 중반에서 140㎞ 초반 대까지 끌어올려 올 시즌을 기다리는 백정현의 마음은 기대로 채워져 있다.

특히 캠프서 힘겨운 훈련을 잘 소화한 덕분에 연습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 1군 진입의 희망도 싹트고 있다. 지난달 24일 SK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앞선 16일 LG전에서는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무결점 투구를 선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를 찍었다.

백정현이 왼쪽 불펜을 지켜준다면 삼성은 마운드 운용이 한결 수월해진다. '나 홀로' 왼쪽 불펜 권혁을 받쳐주거나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한 장 더 생기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쟁자였던 이승우가 괌 전지훈련서 어깨에 문제가 생겨 삼성트레이닝센터(STC)로 가버리는 바람에 백정현을 바라보는 코칭스태프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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