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사 직시하고 책임 져야"…朴대통령 3·1절 기념사

입력 2013-03-01 10:45:44

"과거사 반성 없으면 공동번영미래도 없다"…北 핵 포기·변화 촉구

박근혜 대통령은 1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 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핵을 포기하고 도발을 중지할 때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고, 그래야만 남북한 공동발전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핵 포기와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역사는 자기 성찰의 거울이자 희망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며 일본에 대해 "지난 역사에 대한 정직한 성찰이 이루어질 때 공동 번영의 미래도 함께 열어갈 수 있다"고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대(對)일본 메시지는 독도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 없이는 한일 양국 간의 신뢰가 쌓일 수 없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미래가 없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박 대통령은 "양국의 미래세대에까지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며 "우리 세대 정치지도자들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민족의 공존과 공영은 조국 독립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선열들이 3'1운동을 통해 우리에게 남겨준 고귀한 정신이자 유산"이라며 대일본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자세 변화 없이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진행시킬 수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에는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되,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그동안의 남북 합의와 국제적 합의를 존중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신뢰의 길로 나와서 하루속히 남북관계 정상화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3'1운동은 식민지라는 척박한 토양에 우리 스스로 자주독립의 기초를 만든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그것이 임시정부 수립과 독립운동으로 전개되면서 마침내 조국의 광복과 건국이라는 귀중한 열매를 맺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 취임사에서 밝힌 국정의 3대 목표를 거듭 제시하고는 "희망의 새 시대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서도 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겨, 작은 차이는 뛰어넘어 공동체를 위한 대승적인 양보와 나눔의 대열에 동참해주시고 대립과 분열의 현장에 상생과 화합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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