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윤석민 선발 내일 밤 올인

입력 2013-03-01 09:12:03

네덜란드와 첫 경기…1차전 지면 사기 저하 '베스트멤버' 총 출동

한국 야구대표팀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세계 정상 도전의 첫 걸음을 뗀다.

네덜란드'호주'대만과 1라운드 B조에 속한 한국은 2일 오후 8시 30분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네덜란드와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국제대회에서 1차전은 가장 중요하다. 대표팀은 네덜란드전을 대회 흐름과 2라운드 진출 여부를 가늠할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올인' 전략을 짜고 있다.

한국은 국제야구연맹(IBAF) 세계랭킹에서 네덜란드(7위)보다 3단계가 위여서 객관적 전력 면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네덜란드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전력분석원들의 보고가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국제대회서 이변과 파란을 일으키며 도깨비 같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예상을 깨고 4강에 들었고, 2011년 파나마에서 치러진 야구월드컵에서는 '아마 최강' 쿠바를 꺾고 유럽 국가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9년 제2회 WBC에서도 두 차례나 강팀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어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B조 복병으로 평가받는 네덜란드는 마운드보다는 중심타선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434개의 홈런을 터뜨린 앤드류 존스(라쿠텐)와 지난해 일본 야쿠르트에서 3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블라디미르 발렌티엔 등 한 방을 갖춘 선수들이 타석에 포진해 있다. 마운드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로 꾸렸다. 지난달 24일 쿠바와의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디에고마 마크웰 등이 주의할 대상으로 꼽힌다.

한국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울 때 선수단의 사기 저하와 이후 호주'대만전에 막중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베스트 전력을 네덜란드전에 가동할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NC와의 평가전에서 2경기(6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가벼운 몸 상태를 자랑하고 있는 윤석민(KIA)을 선발투수로 구상하고 있다. 직구 최고 시속이 140㎞ 후반대까지 나오는데다 고속 슬라이더의 위력도 뽐내고 있는 윤석민은 그간의 국제대회 경험으로 노련하게 마운드를 운용, 정상으로 향하는 대표팀의 항해에 시동을 걸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대표팀의 국제대회 1차전은 줄곧 에이스들 몫이었다. 야구 역사상 최초의 메달(동메달)을 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그해 18승을 기록한 임선동(현대'이탈리아전)이, 금메달 신화를 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봉중근(LG'미국전)이 등판했다. 2006년 제1회 WBC 대회 첫 번째 경기인 대만전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선 1차전이었던 대만전은 모두 '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이 책임졌다.

총력전을 선언한 류중일 감독은 "네덜란드전에 나가는 멤버가 대표팀의 베스트 멤버다. 박희수, 정대현, 노경은, 오승환 등 모든 투수를 불펜에 대기시켰다가 내보낼 수도 있다"고 했다.

역대 최강의 방망이라는 평가를 받는 타선은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방망이를 움켜쥐고 있다. 공격의 첨병으로 나설 지난해 도루왕 이용규(KIA'44개)를 비롯해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정근우(SK)가 공격의 물꼬를 트고, 이승엽(삼성)'이대호(오릭스)'김현수(두산)'김태균(한화) 등이 중심타선에 포진돼 해결사 노릇을 담당할 전망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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