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主山)이나 현무정(玄武頂'주산에서 내려오는 산맥이 우뚝 솟은 곳)에서 능선을 타고 힘차게 뻗어 내려오다가 기(氣)가 멈추는 곳은 즉, 사람이 경사진 산에서 뛰어 내려오다가 멈추려고 해도 얼마간은 앞으로 더 나가다가 멈추어 서게 되는 것과 같은 이 자리가 바로 혈(穴) 자리가 되는 곳이다.
혈을 맺는 평평한 자리 뒤에 도톰하게 생긴 곳이 뇌두(腦頭)이다. 이 뇌두의 역할은 가정으로 전기를 보내주는 변압기와 같다. 기를 조절하여 알맞게 혈 자리로 생기를 보내는 곳이다. 만약 모르고 뇌두 자리에 묘지를 조성하면 변압기에 전구를 켜는 형상이니 전력을 감당치 못하고 터지는 것과 같다. 따라서 여기에 해당하는 묘소의 후손들이 지탱을 못 하는 자리가 되고 만다.
산이 내려오다가 멈추지 않는 급경사에 구덩이를 깊게 파서 억지로 혈장(穴場)을 만들어 조상의 유골을 안장한 곳은 후손들이 재물을 파산하고 절손될 우려가 있다. 입수룡(入首龍'뇌두와 접맥하여 생기를 혈에 연결해 주는 부분)이 험하고 추잡하면 자손이 상(傷)하고 온갖 재앙이 따른다. 흉물스러운 참암(크고 위태로운 바위)이나 묘소 뒤에 악석이 있으면 당대에 참화를 당할 우려가 있다.
또 내려오는 용(龍)이 허약하면 자손이 번창하지 못한다. 산이 내려오다 끊기면 생기를 혈 자리에 공급할 수 없어 흉하다. 산이 내려오는 형세가 급하고 뾰족하여 창칼 같으면 자손 중에 교도소를 가거나 자살하는 후손도 생긴다.
산이 이어지지 않거나 연결됨이 없고 모두가 뾰족하고 날카로워 사룡이며, 악룡이면 후손들이 우애가 없고 서로 다툼이 많다. 기운이 모여 있는 혈장 뒤가 낮거나 허하면 밀어주고 막아주는 힘이 부족하니 자연 풍취(風吹)하여 바람을 능히 막을 수 없으니 자손들의 수명이 짧을 것이다.
천한 산과 혈 자리 주변을 둘러싼 사(沙)까지 흉하면 그 화는 대단히 크다. 산과 혈의 귀천에 따라 사의 귀천이 결정된다는 것이 풍수이론의 원칙이다. 명당이란 모든 지리서마다 하늘이 숨겨놓은 비밀스런 장소라고 해서 천장지비처(天藏之秘處)라 한다. 이런 곳을 찾아서 묘지를 조성한 것만 해도 황송스러운 일인데 거기에다 요란하게 비석을 세우고 석물로 치장하여 남의 눈에 띄게 법석을 떨면 잘될 일도 안된다는 것이다.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고려 태조 왕건의 아버지에게 송악의 터에 왕기가 서렸으니 이곳에 집을 지으면 왕자를 낳을 것이라고 이르면서도 나무를 많이 심어 왕기가 서려 있음을 알지 못하게 감추라고 한 것은 그 좋은 예이다.
진대수(풍수가·수필가(jds36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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