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대마도 캠핑

입력 2013-02-28 14:08:18

손때 묻지 않은 자연에서 온천욕도 함께 즐겨

지난 주말 1박 2일 일정으로 대마도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대마도에 있는 캠핑장 사전답사를 위해서였다.

대구에서 출발해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수속을 밟아 대마도로 향하는 코비(KOBEE·부산~대마도를 운행하는 쾌속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코비는 어느 정도의 파도에는 전혀 요동 없이 달렸다. 출발한 지 1시간여를 지나자 창밖으로 대마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부산과 대마도 북단과의 거리는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마도가 보이기 시작한 후 40여 분을 더 달려 목적지인 이즈하라항에 도착했다. 대마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큰 섬이었다. 이즈하라항은 대마도의 남단에 있다. 북단에 있는 히타카츠항까지는 부산에서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올해 4월부터는 히타카츠항으로도 코비가 운항을 한다니 더욱 편리해질 것 같다.

도착하니 미리 예약해 둔 렌터카 회사의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렌터카를 인도받아, 먼저 아소베이파크 캠핑장으로 향했다.

대마도의 도로 표지판에는 거의 한글 표기가 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국제면허증을 받아 가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운전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아소베이파크는 넓은 잔디 운동장과 승마장, 카누체험장을 갖추고 있는 멋진 오토캠핑장이었다. 대마시에서 조성해 민간에게 위탁 관리하는 시설이었다. 공원 매니저인 고지마 씨의 상세한 설명과 안내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캠핑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카누와 승마도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갑작스런 악천후에 대비한 대피소도 관리동 2층에 마련되어 있었다.

아소베이파크 캠핑장을 나와 미우다 해변 캠핑장으로 향했다. 아소베이파크 캠핑장은 대마도의 남단에, 미우다 해변 캠핑장은 북단에 있다. 대마도의 남단에서 북단으로 가는 도로는 좁아 운전하기에는 불편했지만, 펼쳐지는 편백나무 숲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는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미우다 해변은 옥색의 바다와 멋진 풍경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미우다 해변은 일본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곳이다. 에메랄드빛의 바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미우다 해변 캠핑장은 언덕에 조성되어 있다, 나기사노유 온천, 미우다 해수욕장이 함께 있어 한 곳에서 캠핑을 즐기며 해수욕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가진 캠핑장이었다. 온천탕의 통유리를 통해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은 온천욕의 즐거움을 한층 더 높여 주었다.

잘 조성되어 있는 대마도의 캠핑장은 장비 이동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번에 방문한 아소베이파크 캠핑장과 미우다 해변 캠핑장은 모두 텐트 렌털이 가능했다. 렌털비용도 아주 저렴하다.

침낭이나 코펠, 버너 같은 기본적인 장비만 챙겨가면 캠핑을 즐길 수가 있다. 또한, 가까운 거리에 대형마트도 있어 캠핑에 필요한 식자재 등은 현지에서 구입하면 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마도는 한반도로부터 여러 분야에 걸쳐 문물이 전해진 곳으로 우리 선조들의 역사적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백제 승려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슈젠지(修善寺)에는 을사늑약에 반대해 대마도로 끌려와 단식하다 순국한 면암 최익현 선생의 순국지비가 있다.

대마도 도주의 세손인 소오 다케유키와 강제 결혼을 한 고종황제의 딸 덕혜옹주가 시댁인 대마도를 방문했을 때 세운 봉축비도 있다. 또 일본 사회와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 조선통신사의비를 비롯한 여러 유적이 있다.

대마도 캠핑. 손때 묻지 않은 자연에서 즐기는 다양한 체험과 역사적 유적지 견학, 그리고 일본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캠핑이 되지 않을까.

손근수(네이버카페 '대출대도' 매니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