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과 홍상수…두 거장과 '더블 데이트'
이번 주 극장가는 명장들 간의 대결로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와 홍상수 감독의 베를린영화제 초청작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 동시에 개봉하기 때문인데 관객들에게는 승부가 아닌 그저 좋은 선물을 고르는 기분일 것이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니콜 키드먼의 출연과 리들리'토니 스콧 형제의 제작으로 화제가 된 영화 '스토커'다. 그리고 영화의 각본은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집필했다.
생일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빠를 잃은 18세 소녀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의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매튜 구드)가 찾아온다. 그리고 남편의 죽음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던 인디아의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먼)은 젊고 다정한 찰리에게 호감을 느끼며 반갑게 맞아준다. 인디아 역시 자신에게 친절한 삼촌 찰리를 경계하면서도 점점 더 그에게 이끌린다. 매력적이지만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찰리의 등장으로 스토커 가(家)에 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인디아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하고 인디아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충격적인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박찬욱 감독은 타인과 단절하고 고립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하나의 소우주로 설정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한 이야기 안에 인간의 본성과 유혹, 사회적 윤리와 본능에 대한 질문을 영화 안에 담았다.
한편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는 '석호필'이라는 한국식 이름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끈 배우 웬트워스 밀러인데 그는 8년간 집필한 첫 시나리오를 제작자들이 배우의 각본이라는 이유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봐 영화화되기 전까지 테드 폴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고 한다. 상영시간 99분, 청소년 관람 불가.
함께 개봉하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무서운 생산력을 자랑하는 홍상수 감독의 14번째 영화다. 최근 홍 감독 영화의 특이한 점은 노출 장면이 없음에도 자체적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신청을 한다는 점이다. 야한 장면은 없지만 어린 관객들이 영화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렵고 관람 분위기를 해치는 것을 감독이 원하지 않아 그렇게 요청하는데 영등위 역시 이를 존중해 판정해 주고 있다.
대학생인 해원(정은채)은 학교 선생인 성준(이선균)과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그런데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엄마(김자옥)와 만나고 우울해진 해원은 오랜만에 성준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그날 식당에서 우연히 같은 과 학생들과 마주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게 된다. 해원은 더 불안해지고, 성준은 둘이서 어디론가 도망을 가자는 극단적인 제안을 한다.
영화의 프로덕션 노트에는 세계적인 배우이자 가수인 제인 버킨의 촬영장 방문과 카메오 출연에 대한 일화, 제작스태프가 겨우 9명이라 홍상수 감독이 직접 흔히 딱딱이라 불리는 슬레이트를 친 이야기 등이 수록되어 있어 관람 전후 관객의 재미를 높인다. 상영시간 90분.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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