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원전 또… 이번엔 4호기 냉각수 누출

입력 2013-02-27 10:36:40

지난해 1호기 가동중지 이어…직원들 근무기강 문제 도마위

경주 월성원전 4호기(가압중수로형'70만㎾급)에서 직원 실수로 냉각수가 누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월성원전력본부의 경우 지난해에도 직원 실수로 월성 1호기의 가동이 중지되는 사고가 일어났던 만큼 직원들의 근무기강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26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 따르면 24일 낮 12시 45분쯤 월성 4호기에서 정비작업 도중 냉각수가 원자로 건물 내부에 누출됐다. 이날 사고는 계획예방정비 도중 작업자들이 증기발생기 내부에 일부 잔여압력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채 증기발생기 세정을 위해 출입구를 개방하면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11명은 곧바로 대피했다.

원전 측은 25일 정오쯤 회수계통에 모인 냉각수와 바닥의 냉각수 등 누출된 냉각수 143㎏ 전량을 회수하고 오염된 공기정화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회수한 냉각수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도를 높여 재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성 4호기는 23일부터 계획예방정비로 발전 정지 상태였으며, 정비를 마친 후 올 4월 1일쯤 발전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원전 측은 이번 사고로 작업 직원들이 누출된 냉각수에 직접 접촉되지는 않았으며, 누출된 냉각수의 양은 원자력안전위원회 보고대상(24시간 이내 200kg 이상)과 인터넷 공개대상이 아니지만 정보 공개 차원에서 사고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환경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월성원전이 24일 발생한 사고를 26일이 돼서야 발표한 점은 그간 한수원이 비판받았던 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한수원은 누출된 냉각수의 양이 공개 기준에 미치지 못해 공개할 의무가 없었다고 하지만 과거 이와 비슷한 논란을 수없이 겪으면서 오히려 정부와 한수원이 국민들로부터 신뢰감을 잃어왔다"면서 "냉각수 수거가 마무리되고도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발표하면서 '내부 과정을 거쳐 발표한 것'이라고 밝힌 것은 전날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도 "사고 당시 냉각수가 단순히 흘러서 누출됐는지 폭포수처럼 분사가 됐는지에 따라 단순 실수인지 중대한 결함인지 알 수 있는데, 원전 측에서 이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냉각수는 그 자체로 방사능에 오염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핵연료 냉각을 위해 가동 중일 때와 가동을 멈춘 동안에도 반드시 있어야 할 물질이어서 이번 사고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명백한 진상 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요구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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