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생 동갑내기 오키나와캠프 '도원결의'
공자가 뜻을 확고히 세웠다는 이립(而立'서른). 야구 선수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올해 서른을 맞은 삼성 라이온즈 1983년생들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서 동기의 힘으로 팀의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를 일궈내자고 힘차게 다짐했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패기로 밀어붙였던 20대를 지나, 야구선수로서 성년을 맞은 서른 동갑내기가 유독 많다.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한 장원삼(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차출)과 불펜의 핵 권혁과 안지만, 세 번의 수술과 재활을 거쳐 올 시즌 삼성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준비 중인 신용운, 정현욱의 공백을 메우겠다며 벼르고 있는 '파워피처' 이동걸, 붙박이 1군을 노리는 이우선 등이 삼성 마운드의 서른 동기다. 야수 쪽에서는 팀의 주장과 4번 타자를 맡아 타선을 이끄는 최형우와 내야 멀티 플레이어 조동찬이 동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긴 해외 캠프서 힘들 땐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 훈련 땐 살벌한 경쟁을 펼치면서 올 시즌 삼성의 강력한 '서른 파워'를 준비하고 있다.
2002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이듬해 11승을 올리며 스타 탄생을 알렸지만 이후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에 시달리다 두 차례 팔꿈치 수술에 이어 2011년 9월 어깨까지 메스를 대야 했던 신용운은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뒤 굴곡 많았던 지난 시간과의 단절을 부르짖고 있다. 그는 동기들의 응원 덕분에 오키나와 캠프서 희망을 잉태하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신용운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동기들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안지만에게 수술 뒤의 몸 관리 등에 관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동기 애를 자랑하고 있다.
캠프 오기 전 불고기 파티를 벌이며 의지를 다졌다는 서른 동갑내기. 최형우는 "20대 때는 남이 시키는 걸 했지만 이제는 나의 상황을 직접 체크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조율할 여유와 노하우가 생겼다"고 했다. 안지만은 "서른이 되니 다른 선수들의 스타일과 장단점이 보인다. 그중 좋은 것만 받아들이려 노력하겠다"며 패기에 성숙미를 첨가하고 있다.
팀의 중추 선수들로서 이제는 선배와 후배를 연결, 팀워크를 다지는데 앞장서야 할 임무가 주어졌다며 스스로 책임감도 불어넣고 있다. 또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며 서로 맡은 크고 작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반드시 팀의 3년 연속 우승을 이뤄내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권혁은 조동찬에게 "1년 동안 아프지 말고 전 경기에 출전하라"는 주문을 외웠고, 조동찬은 이동걸에게 "훈련 때의 좋은 공을 실전에서 던져라"며 응원했다. 최형우는 WBC 대표팀 차출로 빠진 장원삼에게 "올해는 반드시 홀수 해 징크스를 깨고 15승 이상을 거두라"는 바람을 전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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