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대통령, 세 바퀴 잘 굴려야

입력 2013-02-26 11:20:31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식을 가졌다. 한강의 기적에 이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줄 5년 대장정을 떠난 '박근혜호(號)'가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취임사에서 밝힌 국민 행복'문화 융성'경제 부흥의 3대 국정지표를 그물이 찢어지고 배가 넘치는 성과로 건져 올리길 기대한다.

취임식의 공식 행사 중 초청 시민과의 만남 행사 그리고 오후 7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 초청 만찬에서 '한복 입은 단아한 대통령'으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알렸고, 경호 차량을 국산 에쿠스로 선택하여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여성 대통령 특유의 섬세함을 드러내 신선했다. 청와대 비서관 등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5천200여 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희망의 시대를 여는 세 바퀴로 경제 부흥'국민 행복'문화 융성을 채택했음을 담아 공감대를 형성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출범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첫 번째 국정 지표인 경제 부흥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양 날개로 한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 정보와 통신, 의료 콘텐츠와 서비스, 산업 간 벽 허물기 등으로 구현된다. 경제민주화는 재벌이나 대기업의 부정부패 근절과 함께 중소기업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육성 등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일어설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열기 위해서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학생들의 잠재력을 일찍 찾아내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퍼주는 복지에서 맞춤형 복지, 생산적 복지로 복지사회를 향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도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화 융성은 단 한 번도 이웃나라를 침략하지 않고 반만년 이어온 한반도의 인문학적 전통을 주목한 새로운 국정 지표이고, 쉽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지닌다. 문화와 기술, 전통과 현대, 콘텐츠와 서비스가 융합된 새로운 문화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는 기대를 걸게 한다.

그러나 첨예하게 대립된 노동 현안을 해소하려는 눈길이나 국회를 존중하겠다면서도 정치 쇄신이나 변화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 그리고 대통합의 신기원을 어떻게 이뤄나가겠다는 전략은 없어 아쉬웠다. 정치의 본질은 오늘의 고난을 극복하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정권 교체를 넘어 시대 교체'를 내걸었던 박 대통령의 통치 철학이 순항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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