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다 하겠다" 버티던 최필립, 변심?

입력 2013-02-26 09:40:36

정수장학회 임기 1년 남기고…박대통령 취임식날 돌연 사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인 25일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 이사장은 이날 "이제 저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에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근거 없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동안 이사장직을 지키고 있던 것은 자칫 저의 행보가 정치권에 말려들어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치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의 임기는 1년가량 남아 있다.

최 이사장의 사퇴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 집권 기간 정수장학회 논란이 다시 재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

최 이사장은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장학재단은 정치 집단이 아니므로 정치권에서 저희 장학회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정수장학회의 명칭 변경과 이사진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을 때에도 최 이사장은 "2014년(2월)까지 임기를 다 하겠다"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한 바 있다.

최 이사장은 평양 출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인 1974년 대통령 의전비서관을 지냈고, 1980년대 리비아 대사 등을 역임했다.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설립했을 당시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박 대통령 일가와 인연을 이어왔다. 2005년부터 박 대통령에 이어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다.

정수장학회는 이날 최 이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곧 이사회를 열고 후임 이사장 선출 문제와 장학회 운영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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