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황따라 전문가가 맞춤형 투자 'ETF랩'

입력 2013-02-26 07:49:12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요즘 ETF(상장지수펀드)랩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고 매매에 따른 비용 부담도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 암흑시대, ETF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ETF랩이란

ETF는 거래소를 통해 주가지수를 사고파는 금융 상품이다. 증권사가 투자자 성향에 맞는 ETF를 골라 투자를 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ETF를 투자 대상으로 편입시킬 수 있어 분산 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TF랩은 투자금을 불입하는 방식에 따라 적립식과 거치식으로 나누어진다. 적립식은 매월 일정액을 투자하는 것을 말하고 거치식은 목돈을 한꺼번에 넣는 방식이다. 계약 기간은 일반적으로 1년이며 자동 갱신된다.

◆진화하는 ETF랩

ETF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운용 전략으로 무장한 ETF랩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의 '자산배분형랩 폴리원'은 KDB대우증권이 개발한 자산배분모델 프로그램이 시장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한다. 상승기에는 주식 ETF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높이고 하락기에는 채권 ETF 같은 안전자산으로 교체해 안전성을 추구한다. 우리투자증권의 '스마트인베스터랩'은 자동매매시스템에 따라 지수가 일정 변동폭보다 내리면 더 사고 오르면 덜 사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동양증권의 '마이 더블유 ETF 리서치 솔루션'은 주식 ETF를 편입하고 있다가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 ETF로 갈아타는 전환형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 랩 적립식 ETF'는 매달 조금씩 ETF를 사 모으는 분할매수 전략으로 매입 종목과 시점을 분산시켜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운용 대상도 넓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국내 주식 또는 채권 ETF를 활용하는 상품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자 대상이 원자재, 파생상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말 선보인 '오페라 2.0'의 경우 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중국 본토 ETF에 투자하는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KDB대우증권의 '폴리원글로벌-차이나랩',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 랩-중국본토 ETF', 동양증권 'My W 차이코리아 ETF랩', 미래에셋증권의 '플렉시블 차이나랩' 등이 최근 출시된 중국투자 ETF랩이다.

◆관심을 끄는 이유

신한금융투자의 '명품 프로 ETF랩'은 올 들어 한 달여 만에 100억원 넘게 판매됐다. 동양증권의 ETF랩에도 최근 한 달여 만에 12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ETF랩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투자의 편리성 때문이다. 변동이 심한 주가지수를 사고파는 ETF의 경우 개인 투자자가 다루기에는 버거운 상품이다. 하지만, ETF랩은 전문가가 시장 흐름에 맞춰 적절한 ETF를 골라 투자를 해주기 때문에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처음 ETF를 접하는 투자자라면 ETF랩을 통해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 랩 적립식ETF'의 경우 최소 가입 금액이 월 20만원에 불과하다.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지만, 주식을 사고팔 때 내야 하는 0.3%의 거래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매매 빈도가 높은 투자자의 경우 매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중도 해지는 자유로운 반면 중도 해지에 따른 수수료도 없다.

◆투자 유의사항

ETF랩은 고위험 상품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ETF랩에 투자할 때는 투자 성향과 운용 전략이 일치하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적립식 또는 채권 편입 비중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매에 따른 비용 부담이 없어 일반적인 펀드 투자보다 단기 매매 성향이 커지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해외 ETF랩은 국내 ETF랩과 세금이 다른 점도 알아 두어야 한다. 해외 주식 매매차익은 과세 대상이다. 또 현금 등을 배당 받았을 경우에는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이와 함께 ETF랩을 선택할 때는 운용하는 증권사의 운용 기법 및 시스템, 운용 성과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임미경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 차장은 "고객 자신의 투자 성향과 운용 전략을 파악한 뒤 투자 목적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또 투자 위험이 뒤따르는 상품인 만큼 계약을 할 때 유의 사항을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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