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속 수십곳서 의류 판매…온열기 틀어 보기에도 아슬
24일 오후 모다아울렛은 휴일을 맞아 쇼핑을 하러 나온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패션관과 여성관 사이 폭 6m, 길이 20여m의 보행자 전용도로에는 겨울 재고상품을 소진하려는 좌판 수십 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보행자 도로에 불법으로 설치된 좌판들 위에는 천막을 쳤고 그 위로 조명과 전선들이 얽혀 있었다.
판매직원들은 해가 지고 기온이 내려가자 하나 둘 온열 선풍기를 틀기 시작했다. 열선이 그대로 벌겋게 보이는 온열 선풍기는 잔뜩 쌓여 있는 옷 옆에 놓여 있어 아슬아슬한 모습들이 연출되곤 했다.
최근 동아쇼핑점 화재로 쇼핑시설 소방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 달서구 성서4차산업단지에 있는 모다아울렛의 소방안전 관리가 허술해 화재 위험이 높다.
50대 한 남성 쇼핑객은 "얼마 전 동아쇼핑점에 화재가 난 것을 본 뒤로는 의류 등 쉽게 불이 붙는 물건이 많은 곳에서는 화재 안전성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이곳은 굉장히 불안하다"며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춥다며 온열 선풍기 옆에서 몸을 녹이라고 말하는데 안전 의식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화재 위험성에 노출된 것은 야외 불법 좌판뿐만이 아니었다.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비상 상황에서 손님들이 대피하는 계단이나 주차장 입구 등 곳곳에는 통행을 방해하는 적재물들이 쌓여 있었다.
의류 창고 시설 부족으로 건물 계단이나 주차장, 매장과 연결되는 입구 통로에는 의류 상자들이 쌓여 비상사태 발생 시 대피로를 차단하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주차장 입구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고객들이나 직원들이 적잖아 종이 상자와 의류 더미에 담뱃불이 옮겨 붙을 가능성도 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피난시설 및 방화시설 주위에 물건을 쌓아 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모다아울렛은 매장이 워낙 밀집돼 있고, 건물 구석구석을 창고처럼 이용하고 있어 불이 난다면 순식간에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소한의 대피로는 확보해야 하는데 이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어 안전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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