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인수위, 결국 내각·청와대 인재풀 노릇

입력 2013-02-22 10:33:53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2일 오후 공식 해단식을 하고 48일간의 활동을 마감했다.

'점령군이 아닌 낮은 인수위'를 표방하고 출범한 인수위는 그동안 정부조직개편 방안을 내놓고 내각 및 청와대 수석급 비서관 인선, 국정과제 설정 등의 주요 과제를 마무리 짓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적 욕심이 없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전면에 내세운데다 실무형 인사들을 중심으로 인수위를 꾸림에 따라 과거와 같은 신'구 권력 간의 갈등 양상이 빚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내세울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보안을 강조함에 따라 각 분과위에서 논의된 핵심 국정과제에 대한 대국민소통이 부족한데다 '밀봉인사'가 이어지면서 아예 취임을 앞둔 박 당선인의 '불통'이미지가 고착화된 것은 최대의 흠결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인수위 출범 당시에는 인수위가 내각과 청와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공언했으면서도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에 각각 7명과 6명의 인수위 인사를 발탁, 실제로는 박근혜 정부의 인재풀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윤병세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외교부), 서승환 경제2분과 위원(국토교통부), 윤성규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환경부), 방하남 고용복지분과 전문위원(고용노동부), 유정복 대통령취임준비위 부위원장(안전행정부),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여성가족부) 등은 초대 내각으로 진출했다. 또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위 간사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됐고 유민봉 기획조정분과 간사(국정기획수석), 최성재 고용복지분과 간사(고용복지수석), 모철민 여성문화분과 간사(교육문화수석)와 곽상도 정무분과 전문위원(민정수석),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정무수석) 등도 청와대로 직행했다.

이에 따라 조각과 첫 청와대 참모진에는 합류하지 않았더라도 '인수위 인맥'은 향후 박근혜 정부의 파워인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인수위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당선자의 철학'이라며 국회 동의 없이 밀어부치려다 일정에 쫓겨 뒤늦게 장관 내정자를 발표하고 이들의 인사청문회가 모두 새 정부 출범 후로 잡히면서 정상적인 새 정부 출범이 불가능하게 된 점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