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오키나와 리포트] "올해는 존재감 보여줄 때" 박석민 독해졌다

입력 2013-02-21 09:00:33

작년 활약에 연봉 1억 올라…데뷔 10년차, 농담도 않고 훈련에만 집중

타격 연습을 하고 있는 박석민. 그는 지난해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성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지훈련 캠프서 다짐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타격 연습을 하고 있는 박석민. 그는 지난해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성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지훈련 캠프서 다짐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서 훈련에 임하는 박석민의 눈매가 매섭다. 다소 엉뚱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몸개그' '그라운드의 개그맨'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박석민이지만, 올해 전지훈련 캠프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새까맣게 그은 피부와 제법 길어진 턱수염, 그리고 웃음기 사라진 표정은 진지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하다. 타격연습 때나 연습경기 중 타석에 들어섰을 때, 이를 악물고 공을 바라보는 모습 역시 마치 먹잇감을 노려보는 사자를 닮았다.

"올해는 저의 야구 인생에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팀의 3년 연속 우승과 함께 개인적으로 최고의 타자를 향한 달음질에 힘을 내고, 박석민이라는 존재감을 보여야 할 때라 여기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박석민은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2, 138안타 23홈런 91타점 79득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데뷔 후 가장 돋보인 활약을 펼친 덕에 연봉도 1억8천만원에서 2억8천만원으로 1억원이나 인상됐다.

기분 좋을 법한 겨울이지만 박석민은 오히려 되돌아본 지난 시즌,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목표로 내걸었던 100타점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부상 없이 전 경기를 뛰는 게 목표다. 박석민은 "올해는 홈런 몇 개를 치겠다, 타점을 얼마나 내겠다는 수치상 목표는 따로 세우지 않았다. 다만, 부상 없이 좋은 컨디션을 시즌 내내 유지해 팀에서 바라는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4년 삼성에 입단한 박석민은 상무시절까지 보태면 올해로 데뷔 10년차에 접어든다. 삼성의 오른쪽 거포의 숨통을 틔워줄 재목으로 일찌감치 지목받았지만, 아직 뚜렷한 타이틀 하나 거머쥐지 못했다.

최고 성적을 거둔 지난해 내심 골든글러브(3루수)를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기자단 투표서 SK 와이번스 최정에게 밀렸다. 골든글러브 탈락이 큰 자극이 된 듯, 박석민은 올해는 뭔가 일을 내겠다는 듯 전지훈련 캠프서부터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최고성적을 거뒀다고 자만했다가 돌아올 후회의 결과를 잘 알기에 느슨한 틈도 없이 힘든 훈련과정을 소화하고 있다. 타격감도 괜찮은 편이다. 연습경기 때에는 비록 안타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큼지막한 타구를 외야로 보내고 있다.

취재진에게도 더는 '친절한 박석민'이 아니다. 일본 오키나와까지 날아와 삼성의 전지훈련 모습을 담으려는 수많은 매체와 취재진의 잇단 인터뷰 땐 '자신에게 올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며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타격, 수비, 주루 훈련 등 빡빡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며 올 시즌을 다짐하고 있는 박석민. 그가 올 시즌 그라운드서 펼칠 맹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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