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못찾는 조직개편 협상, 朴 내각 출범은 언제쯤…

입력 2013-02-20 10:55:55

여야가 '박근혜 정부'의 조직 개편안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내각의 '늑장 출범'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안을 처리하려던 1, 2차 시한(14, 18일)을 모두 넘기면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때문이다. 급기야 기 싸움을 넘어 상대 당 흠집 내기에까지 나선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출한 개편안의 '원안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방송 공공성 확보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진흥 정책 존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중소기업청 강화 ▷교과부의 산학협력 기능 존치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핵심 쟁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이관 문제로 새누리당은 방송 정책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한 여야 원내지도부는 서로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일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펼치려는 단계에서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민주당이) 계속 구태의연한 행태를 보이면 국회선진화법을 이대로 끌고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막고자 만든 것이 국회선진화법이다. 이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행정안전위 안건조정위 설치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제도를 악용해 90일이나 소요되는 안건조정위를 가동하자고 발목을 잡고 있다"고도 했다. 18일 의원총회에서는 "행동으로 뭔가 옮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여야가 합의해 마련한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시사한 대목에 대해서 '날치기 선동'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원내대표의 발언을 소개하며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날치기한다는 것 아니냐. 여당 원내대표에 의한 협상거부 선언이자 날치기 선언"이라면서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 원내대표에게 자성을 촉구한다. 이는 협상을 위해 노력해온 저와 민주당에 대한 모욕"이라고 맞섰다.

양당은 현재 원내수석부대표 등 각종 채널을 동원해 물밑 조율을 시도하고 있지만 처리 시한을 못박지 못하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미래창조과학부 등 신설되는 부처의 장관 청문회는 열릴 수 없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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