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 1등급 모두 '경북'…인상파 화가 모네 작품 속 과학 이론 적
"재미있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경북도 교사들이 이달 초 발표된 제14회 전국 교실수업 개선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 수상자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려 화제다. 경북도교육청은 2000년부터 12년 연속 이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대회는 이론 연구 자체보다 이론을 바탕으로 학교 현장 수업에 창의적이고 참심한 아이디어를 적용해 운영한 사례를 찾아 수업'학습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 각 지역 대표로 나선 교사들의 보고서와 수업 동영상 자료를 심사해 입상 예정자를 선정한 뒤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탑재, 일정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검증을 받아 최종 입상자를 가린다.
경북도의 성적은 이번 대회에서 독보적이다. 전국에서 초'중등 부문 1등급 입상자는 모두 5명인데 이들 모두 경북 교사였다. 김천 부곡초교 심규영(체육), 포항 유강초교 박미영(국어), 왜관 중앙초교 전인순(수학), 영천 금호초교 한숙자(과학), 영천 청통중 이재헌(수학) 교사가 그 주인공. 더구나 2등급에서도 수상자 10명 중 5명, 3등급 수상자 13명 중 8명이 경북에서 배출됐다.
영천 금호초교 한숙자 교사의 과학 수업 과정 중 독특한 부분은 '명화 속 과학탐방 여행'. 가령 같은 사물을 시간대별로 관찰하며 빛의 변화를 화폭에 담은 인상파 화가 모네의 그림들을 학생들과 함께 보며 배경이 되는 하늘 색깔이 왜 달라진 것인지 과학 이론을 적용해 해답을 찾아보는 식의 수업이다. 물론 교사가 강의 위주로 진행하는 수업보다는 진도가 더딜 수밖에 없어 1년간 진행되는 과학 수업 시간의 30% 정도만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한 교사는 "아이들 집중력과 관찰력 상당히 좋아진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며 "신기하고 재미있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수업할 맛이 난다"고 했다.
포항 유강초교 박미영 교사가 수업의 화두로 잡은 것은 소통. 박 교사는 '소통의 3미(味)'를 내세우고 소통하는 수업을 위해 쓴맛, 단맛, 신맛 3단계로 과정을 구분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쓴맛은 처음 소통을 시도할 때의 어려움을 비유한 것. 소통 체험을 통해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단맛은 서로 공감하며 대화하고 칭찬하는 과정에서 맛보는 달콤함을 표현한 것이고 짜릿한 신맛은 함께 어우러져 게임과 학습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나타낸 말이다.
박 교사는 "쉽게 말하면 모둠을 만들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한 학급의 모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 집중력이 쉽게 떨어지는 저학년 경우 이 같은 방식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대회에서 1, 2등급에 입상한 교사들에게 '수업 명인' 신청 자격을 주고 올 한 해 수업 공개와 컨설팅, 연수 활동을 열심히 할 경우 별도의 심사를 거쳐 수업 명인 인증패를 줄 계획이다. 수업 명인이 되면 전문직 시험 응시 때 가산점을 줄 방침이다.
도교육청 교육과정과 조미연 장학사는 "학생 활동으로 한 수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이번에 입상한 교사와 수업 명인 등 검증된 수업 우수 교사들을 수업 컨설팅 요원으로 적극 활용, 전체 경북 학교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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