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뭉친 선배가 판 만들고, 후배들이 출연하고…

입력 2013-02-18 07:32:44

대구 연극인 모임 '디딤' 결성 20돌 기념 무대 올려

1992년 만들어진 대구 연극인 모임
1992년 만들어진 대구 연극인 모임 '디딤'의 20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극중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도시녀의 칠거지악' 많이들 보러 오세요. 16일부터 23일까지(월요일은 쉽니다), 무대는 씨어터 우전입니다."

대구의 한 연극인 모임이 20년의 세월을 담은 무대를 만들었다. 이 모임은 '디딤'으로 1992년 대구에서 활동하던 20대 중'후반의 젊은 연극인들이 결성한 모임이었다. '대구'라는 지역 연극계를 지탱하는 견고하고 튼튼하며 흔들리지 않는 '디딤돌'이 되자는 의미에서 이름도 디딤으로 지었던 것.

모임 결성 5년 후인 1997년, 첫 번째 공연 '굿 닥터'(닐 사이먼 작)를 당시 동아쇼핑 비둘기홀에서 올렸던 기억이 아득하다. 이들이 다시 뭉쳐 연출'기획'스태프진을 맡아 모임 결성 20주년 기념공연을 2013년에 올린다. 대신 출연진은 20년 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현재 20대 중'후반인 후배들을 투입시켰다.

중년이 된 '디딤' 회원들은 여전히 연극판에 있고, 다른 직업에 종사하기도 한다. 이번 20주년 공연에는 다시 한마음이 됐다. 박용태 회장이 직접 무대감독을 맡았으며, 조영석 총무, 김찬욱'정철원'손세인'김성희'손성호'신현달'천정락'김응기 회원이 찬조를 했다.

이번에 막을 올린 '도시녀의 칠거지악'은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저지를 수밖에 없는 죄악을 유쾌하게 풀어낸 음악극이다. 이지영(32)'김도희(30)'전아현(29) 등 3명의 여자 주인공인 이안나'백안나'조안나 역을 각각 맡아 열연을 펼친다.

연출을 맡은 김예진 씨는 "원작은 브레히트의 '소시민의 죄악'인데, 이를 모티브로 현대에 맞게끔 각색한 작품"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곱 가지 죄악에 대해 서른세 살의 안나로 통일된 도시녀들을 통해 주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053)290-4211, 010-4524-3303.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