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기업은 사이코패스와 다름없다.' 지난해 말 출간된 '착한 기업의 불편한 진실'(김민조 지음)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이다. 얼핏 극단적인 용어 선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착한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데, 사이코패스와 동일시한다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외국계 회사에서 PR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 일했던 저자는 일관된 논리로 오늘날의 기업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기업들이 지나치게 이윤 추구에 몰두한 나머지 불'탈법을 자행하면서 사이코패스처럼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8년 전 세계에 금융위기를 몰고 온 장본인이면서 국민 세금으로 막대한 성과금을 챙긴 미국 월가의 금융회사들과 불법 정치자금 제공, 불법 비자금 조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 등 말썽이 끊이지 않는 삼성그룹을 들고 있다. 저자는 이런 기업들을 아예 '사이코패스 기업'이라고 명명하는, 대담한 방식으로 비판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저자의 의도는 기업을 무조건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설파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요즘 포항에서는 대표적인 기업인 대아그룹의 경영 행태가 또다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대아고속해운의 포항~울릉 구간 여객선 교체 논란과 함께 상호저축은행 불법 대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객선 교체 문제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 그냥 넘어가더라도, 황대봉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불법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 돈의 일부를 포항의 대형 나이트클럽 인수'운영비로 썼다는 것은 적지 않은 문제다. 더욱이 대아그룹은 일부 직원들에 대한 체임'체불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다 부동산 투자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과거사까지 맞물려 이미지 추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아그룹을 '사이코패스 기업'으로 폄하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시라. 그렇지만 지금까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온 점은 분명하게 지적하고자 한다. 포항의 대표 기업으로 남고자 한다면 뼈를 깎는 각오로 기업 풍토를 바꿔가지 않으면 안 된다. 포항의 자랑거리가 돼야 할 기업이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한 현실이 안타까워서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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