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입력 2013-02-15 11:22:52

국방부가 어제 북을 겨냥한 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을 전격 공개했다. 군은 한반도 어느 곳에서든 북한 지휘부 사무실 창문을 골라서 타격할 수 있는 정밀 무기라고 전했다. 군이 극비로 분류되던 순항미사일을 부랴부랴 공개한 것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에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풀이된다. 북을 압박하고 국민들에게는 북의 핵'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론 북의 오판만 불러오지 않을까 두렵다. 북 핵실험은 공기 중 방사능 물질 검출에 실패할 정도로 지하 갱도 깊은 곳에서 이뤄졌다. 고정식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순항미사일로 두들겨 봐야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다. 유사시 군 지휘소도 지하 벙커로 숨어들 것이다. 군이 이를 북 핵 억지력으로 공개했다면 북으로서는 코웃음 칠 일이다. 도리어 북은 제국주의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우리도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며 한 술 더 뜨고 있다.

이번 순항미사일 공개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기에도 부족했다. 공개된 순항미사일 정도로 북핵이나 미사일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의 핵'미사일 공격에서 우리를 방어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면 북핵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려 더 큰 문제다.

북의 3차 핵실험으로 남북 간 군사력 균형추는 남에서 북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아무리 남이 현대식 정밀 무기로 무장했다 한들 북핵에 비할 바 아니다. 군은 보다 강력한 군사력 균형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군이 북핵과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군사적 전략을 수립하고 북이 핵무기를 갖추듯 차근차근 실행해 나갈 때 안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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