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여성 돕는 소명 '처음과 같이 영원히'…'카리타스 무지개사업단' 출범

입력 2013-02-09 08:00:00

천주교 대구대교구 공동체 기업…봉재, 수공예 사업 펼쳐 일자리 육아 등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주민 및 다문화가족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주민 및 다문화가족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 '카리타스 무지개사업단'의 개소식을 축하했다.(사진제공=가톨릭신문사)
'카리타스 무지개사업단'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한 김명현 신부

"'카리타스'는 라틴어로, 영어로는 'Charity', 한자어로는 '애덕'(愛德)입니다. 우리말로 '약자와 함께 나누는 사랑'입니다."

대구대교구는 이주민 및 다문화가족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 '카리타스 무지개사업단'(대표 김명현 신부, 이하 카리타스)을 설립하고 문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대구시 남구 대명로에 위치한 사업단 건물에서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축성식도 가졌다. 쉽게 설명하자면, 다문화 가정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육아의 어려움을 동시에 덜어주는 사회공동체 기업이다.

조환길 대주교는 이날"외국에서 오신 분들이 우리와 똑같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카리타스 정신"이라며 "그들이 이 땅에 잘 정착할 수 있게 돕고, 기술뿐만 아니라 공부, 취미활동 등을 통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기관인 '카리타스'는 저소득층 다문화가정의 소득증대를 위한 봉재 및 수공예 사업을 펼치면서 이들의 자립을 돕는다. 작업장에는 공업용 미싱 틀을 5개 구비했으며, 연말까지 15∼20개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보광실업은 이 작업장에 이주 여성들이 일할 수 있도록 일감 주문을 의뢰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카리타스'가 있는 이 건물에는 위기 다문화가정을 위한 어린이 놀이방, 한국어교실 등 다양한 사업도 진행된다. 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가 기증한 이 건물에는 4층에 봉재 및 수공예 작업장, 5층에 어린이방과 강의실, 진료실, 휴게실, 사무실이 설치돼 있다.

'카리타스' 탄생의 실질적인 주역인 김명현 신부는 20년 전 이태리 유학시절, 인종차별로 흑인여성이 길거리에서 아이를 놓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 등을 보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에 소명을 갖고 일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김 신부는 이후 보살펴 줄 사람이 없는 이주민 여성 등을 위해 봉사해오다 본격적인 사업단을 꾸린 것이다.

그는 "어린이방 운영을 통해 결혼 이주여성들을 위한 맞춤식 일자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주민과 다문화가족의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교회가 가난한 자를 돕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소명"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의 다문화가정을 위한 경력은 다채롭다. 대구 동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 대구가톨릭대 다문화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많은 실질적인 성과(책 기증, 대학중점 연구소 지원사업 선정 등)를 끌어냈다.

한편 김 신부는 다문화 가정의 등대 역할 이외에 특이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마라톤 동호회를 이끌었으며, 2011년에는 26일 동안 예수의 제자 야고보가 선교를 위해 걸었던 프랑스에서 스페인까지 이어지는 순례길 800km를 걷고 난 후, 산티아고 순례기 '나는 걸었고 그분은 대답하셨다'를 펴내기도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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