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담은 밥 한 그릇/ 주영하 외 6명 지음/ 궁리 펴냄
누군가를 만나면 흔히 건네는 인사말 중 하나가 "밥 먹었니?"라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의식주 중에서 밥은 가장 중요하다. 먹지 않으면 살수가 없다. 이 책은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조건 '먹는다'는 행위를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 여러 각도에서 성찰한 결과물이다. 인문학 책방이자 문화공간인 길담서원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문학교실에서 밥 부문만 따로 정리했다.
음식인문학자인 주영하 교수는 한국인이 왜 밥과 국, 반찬을 먹는지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핀다. 쌀밥을 주식으로 먹는 문화권에서도 이런 식습관을 가진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생존행위가 아니라 오랜 역사와 경험을 반영하는 그릇이다. 농업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식량자급률이 26%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식량주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낮은 식량자급률 때문에 광우병 쇠고기, 방사능에 노출된 농수산물 등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먹을거리 위험에 우리사회가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래로의 맛을 음식에 담아내는 문성희 자연요리연구가는 방부제를 먹지 않기 위해 수입식품을 피한다는 그의 요리 철학을 이야기하면서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고 바른 먹을거리를 먹는 방법을 전해준다. 이명원 문학평론가는 루쉰의 단편소설 '아큐정전'과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통해 밥의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도 함께 짚어본다.
이밖에도 주영하 박성준 길담서원 대표는 평화를, 정대영 발곡고등학교 교사는 빈곤과 기아 문제를,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등 7명의 강연자가 밥을 시작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놓는다. 148쪽, 1만3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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