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맞춰본 인사 발탁…'깜짝 인선' 없을 듯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지명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확고한 인선 스타일이 재증명됐다. 한 번 손발을 맞춰보면서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인가를 직접 체크한 사람이면서도 '법과 질서'의 상징성이 큰 법조계 출신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중도 낙마했지만,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용준 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도 율사 출신이었다. 박 당선인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바로 세운다)를 공약하면서 법치(法治)를 강조한 바 있다.
박 당선인 주변부에서는 만약 두 번째 총리 후보자도 법조계 출신에서 나오면 박 당선인이 무엇보다 법치주의와 부패 척결을 자신의 소중한 원칙과 소신으로 강조하게 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김 전 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때도 인선 배경으로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무너져 내린 사회 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으로 일했던 정 총리 후보자는 전직 검사 출신으로 검찰 내에서 '뼛속까지 특별수사검사'로 불려왔다.
박 당선인은 자신이 한 번 믿은 인물을 자신이 생각하는 적절한 분야에 재기용하는 인선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박 당선인은 그 주변부에서 인물을 발탁하면서 '깜짝 인선'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 총리 후보자는 지난해 4'11총선 정국에서 새누리당의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그 과정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인 박 당선인과 교감했다는 점에서 박 당선인의 스타일이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인물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특히 19대 국회의 새누리당 인적 퍼즐을 최일선에서 맞춘 장본인이어서 박 당선인과 어느 정도 '코드'가 맞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당선인은 공천 정국에서 '밀실 공천' '보이지 않는 손 개입' 등의 갈등 국면에서 정 후보자가 어떻게 조정력을 펼쳤는지를 눈여겨봤다는 이야기도 있다.
인선에서만큼은 박 당선인의 '고집스러움'도 드러나고 있다. 김 전 총리 후보자도 법치에는 적합한 인물이지만 '국민대통합'과 '책임총리'로서의 행정력을 보여줄지 의문이 제기됐다. 삼권분립 사회에서 사법부 출신을 행정부 2인자로 기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도 있었다. 특히 특임장관실이 폐지되면서 총리의 정무적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지만 정 총리 후보자의 행정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부처 장악력에도 의문을 표하는 기류가 크다. 대선 기간 박 당선인이 총리에게 국무회의 주재권과 부처 간 정책조정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법조인보다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발탁할 것이란 전망도 무색해졌다.
박 당선인은 정 총리 카드로 다시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언론 검증을 뚫어야 한다. 김 전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박 당선인이 '도덕성'을 많이 들여다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에도 낙마자가 나올 땐 인사(人事)에 있어서만큼은 큰 외상이 불가피하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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