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목표는 몇개? 최형우 박석민 배영섭 작년 공표 공언된 아픔
본격적으로 시즌 담금질에 돌입한 삼성 라이온즈. 이맘때쯤이면 선수들은 올 시즌 개인 목표를 세우게 마련이다. 가령 "홈런 40개를 치겠다", "3할 타율에 100타점을 올리겠다"는 식이다. 지난해보다는 좀 더 나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약속이며 고비가 왔을 때 이를 이겨내자는 자기 자신에게 거는 일종의 주문이다.
그런데 올해 삼성 선수들에게선 수치상 목표를 들을 수 없다. 특히 최형우, 박석민, 배영섭은 수많은 질문공세에도 한결같이 "(수치상)목표가 없다"며 하나같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들 세 선수는 지난해 일찌감치 목표를 공표했다가 결국엔 공허한 메아리만 들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래서 올 시즌엔 기록 달성에 대한 욕심보다는 자신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고 평가받겠다는 각오다.
2011년 홈런'타점'장타율 등 타격 3관왕에 올랐던 최형우는 지난 시즌에 앞서 '40홈런'120타점'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졌고, 4번 자리를 내준 채 2군 추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홈런 14개, 77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하며 고개를 숙였다.
2011년 신인왕을 거머쥔 배영섭도 타율 3할과 30도루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실패했다.
톱타자로, 4번 타자로 화려한 2011년 시즌을 보냈던 둘은 공교롭게도 시즌 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허풍쟁이 꼴이 됐다.
박석민은 둘과 달리 지난해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2, 138안타, 23홈런, 91타점, 79득점을 기록, 사자군단의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목표로 했던 100타점엔 미치지 못했다. 박석민은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며 쉽게 목표를 달성할 줄 알았다. 하지만, 결국엔 이루지 못했다. 타점 생산이 중단되거나 줄었을 땐 괜스레 신경이 쓰였고 목표를 쫓아가다 보니 더 좋지 못한 모습이 나왔다. 그래서 올해는 목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 공격의 3인방인 이들 세 선수는 대신, "매 타석,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목표를 세우고 쫓아가기보단, 매순간 충실히 시즌이 끝난 뒤 두둑이 쌓인 공격 포인트로 보상을 받겠다는 전략수정이다.
개인 목표는 없지만, 반드시 이뤄내야 할 도전과제는 있다.
팀의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배영섭은 공격의 첨병 자리를 되찾아 중심타선에 기회를 넘기고, 박석민과 최형우가 홈런 등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사 노릇을 한다면 삼성의 타선은 더욱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개인 목표는 없지만, 팀의 3연패를 위해서 이들 3인방이 해야 할 역할은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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