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타디움몰 '교통섬'…1천여대 주차장, 행사·공원이용객 '점령'

입력 2013-02-07 11:10:26

대구스타디움몰 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되면서 휴일에는 정작 쇼핑객들이 주차를 못 하고, 대구시 행사용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

대구스타디움몰의 심각한 매출 부진은 쇼핑객들이 상가에 밀착 주차를 하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도시철도역과 대구미술관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는 안내와 달리 대구스타디움몰에 서지 않고, 상인들이 운영비를 내는 스타디움몰은 대구시 행사용 주차장으로 전용되고 있다.

대구스타디움몰은 1천여 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 주차장에는 평일이나 주말할 것 없이 차량이 가득하지만, 막상 스타디움몰 내부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돼 대구스타디움에 나들이 온 손님들의 상당수가 이곳에 차를 세워두기 때문. 특히 주말에는 실제 몰 이용객이 바깥에 불법주차를 하거나 멀리 떨어진 스타디움 주차장에 차를 두고 쇼핑을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시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 전국체전, 대형콘서트 등 대구스타디움에서 행사가 열릴 때마다 몰 주차장의 절반가량을 행사용으로 쓴다. 이 주차장의 관리비, 전기료 등은 모두 스타디움몰 상인들이 부담하고 있다.

스타디움몰 상인들은 "휴일에는 홈플러스에서 장을 본 고객들이 차를 멀리 두고 와서 힘들게 짐을 옮기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며 "쇼핑을 하러 오는 손님 대부분이 자가용을 이용해 이곳을 방문하는데 대구시는 주요 행사마다 주차장의 절반을 사용해 쇼핑객들이 불편을 겪는다"고 말했다.

대중교통도 불편하다. 스타디움몰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지난해 10월 2대에서 3대로 증편됐지만, 도시철도 대공원역에서 걸어다니기에는 다소 먼 2㎞가량 떨어져 있다. 도시철도 이용고객을 위해 대공원역에서 출발해 대구스타디움몰과 대구미술관에 서는 셔틀버스는 하절기에는 하루 21회, 동절기에는 19회 등 30분 간격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이조차도 스타디움몰에는 서지 않는다. 스타디움몰 상가번영회 측에 따르면 운전기사들이 몰 앞 정류장에는 세우지 않고 바로 미술관으로 가버려 고객들이 황당해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대구스타디움몰 상가번영회 박천식 회장은 "스타디움몰은 대중교통은 물론 자가용으로도 이용하기 불편한 교통섬이나 다름없다"며 "주차장을 유료화하고 셔틀버스도 쇼핑몰까지 운행하게 하는 등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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