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부고 특수학급 학생 25명, 스페셜올림픽 경기 참관

입력 2013-02-06 13:45:09

"스포츠정신 통해 장애·비장애인 하나 됐어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대구의 지적장애학생들이 특별한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대구 서부고 특수학급학생 25명은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폐막일인 5일 강원도 평창을 찾아 자신들과 똑같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뿜어내는 스포츠 정신과 열정의 순간을 만끽했다.

평소에도 스포츠 활동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하얀 눈밭에서 펼쳐지는 겨울 스포츠의 향연은 난생처음 겪어보는 벅참이었고,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이들 학생 중에는 동계스포츠 경험이 없는 학생이 대부분이었고, 스키장 방문조차도 상당수가 처음이었다.

서부고 여보미(3년) 양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스포츠가 겨울에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더구나 외국 선수들과 함께 어우러져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며 운동을 열심히 해 다음 스페셜올림픽에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서부고 학생들의 방문은 '함께하는 도전'(Together We Can)을 슬로건으로 장애인과 비(非)장애인의 하나 됨을 엮어내는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비전처럼 평소 지적장애인의 스포츠 활동에 관심을 보여왔던 대구시장애인체육회지원단 김형수 운영위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김 운영위원은 국내에서 열리는 스페셜올림픽의 감동을 대구의 지적장애인들과 나누고 싶었고, 사비를 털어 이들과의 동행에 나선 것.

그는 "장애인들에겐 제대로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고, 접할 수 있는 스포츠 자체도 극히 제한적이다. 더욱이 지적장애인들은 애로사항이 더 많다는 것을 듣고 몇 명 학생들에게라도 스포츠 현장을 보여주고 그 열기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취지대로 학생들은 선수들에게 함성을 지르며 큰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이 하나 둘 결승선을 통과할 때는 마지막 주자에게까지 손뼉을 치며 격려했다.

지난해 2월 구성된 시장애인체육회지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운영위원은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참여학생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장애학생이 다양한 스포츠체험을 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평창을 찾은 학생들은 인솔단으로 함께한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직원들과 함께 올해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양대체전(학생'하계)과 2013세계에너지총회, 2015세계물포럼 등을 세계 각국 선수들에게 알리며 대구 홍보에도 앞장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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