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백일장] 수필-마비정 벽화마을

입력 2013-01-31 14:14:44

박인자(대구 달서구 대곡동)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남평 문씨 세거지를 지나 2㎞ 골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마비정 벽화마을이 나온다. 빠르게 변하는 문명 속에서 마비정은 마음속의 고향 같아 발길을 머물게 한다.

마을 초입의 장승을 지나 돌배나무와 느티나무의 사랑 이야기가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옻나무와 200년 된 고가가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

마을 전체를 주제가 있는 테마로 꾸며 바쁜 세상에 느긋하게 골목길 걸으며 동심으로 돌아가 잊고 살았던 유년의 추억을 들먹이게 한다.

내가 자란 고향마을은 아파트 숲으로 변해 흔적도 없고 옛날보다 잘 먹고 잘살고 있지만 가난했던 그 시절이 그립고 애잔하게 다가오는 것은 나이 탓일까? 보리밥에 변변한 반찬 없는 도시락 들고 십리 길을 달려 학교 다니던 친구들은 모두 어디에서 늙어가고 있는지?

난로 위에 수북이 쌓인 도시락에 김치 냄새 풍기던 교실 풍경도 옛 추억이 되었다.

마음이 허허로울 때 마비정을 찾아가면 넉넉한 어머니의 품처럼 마음 편해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벽화마을로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마비정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소박한 삶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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