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 총리 후보자 고뇌의 결단 존중"

野 "현명한 선택, 불통인사 중단"…김용준 사퇴 여야 반응

29일 오후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전격 발표하자 새누리당은 충격 속에 술렁댔다. 일부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탄식이 나왔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7시 김 후보자의 사퇴 발표가 났지만 2시간이 지나도록 논평도 내지 못하고 사퇴 배경을 알아보느라 시간을 보냈다. 이상일 대변인은 오후 9시 30분쯤 "김 후보자가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단으로 보고 새누리당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한 줄짜리 논평을 냈다.

당장 당내에서는 향후 철저한 인사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스타일이라는 명목으로 아무런 말도 못하는 시스템이 이러한 문제를 계속해서 야기하고 있다"며 박 당선인의 인사 및 의사 결정 스타일 변화를 촉구했다. 한 당직자는 "김 총리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듣고 '검증'보다 '철통보안'에 초점을 맞춘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도 '밀봉, 깜깜이, 불통, 밀실'이라는 볼멘소리가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친박 의원은 "일단 안타깝다. 추천 과정에서 철저한 준비나 광범위한 여론 수렴 등이 미흡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인사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김 총리 후보자가 박 당선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는 폭넓은 소통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도덕적인 분을 모셔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두 아들의 병역과 부동산 투기 문제로 격한 논란에 휘말린 김 총리 후보자가 전격 사퇴한 데 대해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김 후보자가 엄격해진 국민의 검증 잣대를 통과할 수 있을까 우려가 컸다"며 "다음 총리 후보자는 정책 역량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도덕적 하자가 없는 분이 지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서도"'나 홀로 집에서 수첩에 의존해 하는 인사'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검증 인사'로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성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후보자가 국민의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고 남은 명예라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박 당선인은 더 이상의 밀봉인사, 불통인사, 독단인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인사 검증 절차를 거쳐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