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뇌질환 치료 돕는 인터넷 게임도 있다

입력 2013-01-29 07:58:00

지역업체 '소소', 힐링콘텐츠 국내 첫 개발

# 뇌파 훈련통해 심리적 안정 찾아

# 日업체와 공동 연구…단가 낮춰

--------------------------------------

# 임상시험 우수성 입증 상용화

# 소비자 반응 좋아 일본에 수출도

우리 사회에 힐링(healing·치유) 바람이 거세다. 이런 바람을 타고 IT 업계에도 힐링 콘텐츠가 새로운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힐링 콘텐츠는 일상생활에서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서적 균형과 심리적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스마트 기기 기반의 콘텐츠를 말한다.

지역에서도 힐링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해 IT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가 있어 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일본 선도 업체와 공동 R&D

2008년 설립한 '소소'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경북대 테크노빌딩으로 옮긴 IT 업체다. 이 업체는 줄곧 '뉴로피드백 치료요법'(뇌파 훈련을 통해 뇌질환을 치료하는 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IT 기기를 개발하는 데 전력을 쏟아왔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치매, 간질병, 우울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 투여와 함께 뉴로피드백 훈련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민동빈(31·여) 대표는 "보통 병원에서 사용하는 뉴로피드백 훈련기기는 일본제품의 경우 5천만원, 국내산은 2천만원 정도 하는 고가이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기존 뉴로피드백 훈련기기를 바탕으로 게임을 이용한 뇌파 훈련기기 개발에 몰두했다.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재미있게 훈련할 수 있고 제품 단가도 상당 부분 낮추려고 노력했다.

이 업체는 이를 위해 일본의 유명한 게임업체인 반다이남코게임즈와 공동으로 연구 개발을 해왔다. 2000년대 초반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민 대표는 현지에서 반다이남코게임즈연구개발센터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것이 인연이 돼 2007년 말 연구개발센터로부터 생체정보에 대한 게임 공동 개발을 제의받았고 이에 국내에 들어와 소소를 설립하고 반다이남코게임즈와 5년 동안 뇌파와 관련한 게임을 공동 개발해온 것. 소소는 반다이남코게임즈로부터 6억원의 연구 개발비도 지원받았다.

오락실 게임 '철권'이나 '건담' 등으로 유명한 일본 반다이남코게임즈는 일본에서 닌텐도 다음으로 큰 게임 업체이자 아케이드게임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달리는 업체로 매출 또한 7조원이 넘는다.

◆'뇌파 훈련' 기능성 게임 내놔

소소는 처음 병원용 젤 타입으로 시제품을 만들었다가 고글형 타입으로 바꾸었고 최근에는 일자형 타입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성능 향상과 저가화를 위해 연구 개발을 해왔다. 지난해 후반기에는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재용(55) 연구소장은 "눈 깜빡임이나 주위 소음 등 노이즈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성능 향상의 관건"이라며 "노이즈를 줄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예비 테스트나 임상시험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지난해 9월부터는 '브레인킹'이라는 제품명을 달고 일본에 수출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아동 교육 회사인 일본 시치다에 판매 계약을 맺어 지금까지 1억원을 납품했다.

이 제품은 머리에 좌우 2채널로 센서가 부착된 밴드를 끼고 PC를 통해 다양한 게임을 즐기면서 집중력이나 인지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예를 들어 '공중 부양'이란 제목의 게임은 단계별로 게임 속 캐릭터가 계속 공중으로 올라갈 수 있게 정신을 집중하도록 도와주고 집중력도 분석해 준다. 이 업체는 이 같은 소프트웨어 타이틀만 50개 정도 개발해 확보하고 있다.

민 대표는 "2011년부터 국내 각종 게임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게임을 이용한 훈련기기라 참관객들이 무척 신선해 하고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제품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이를 활용한 아케이드 게임기도 최근 개발을 끝내고 시판을 앞두고 있다.

민 대표는 "충분한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장치)를 가진 만큼 앞으로 스마트폰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