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고통 분담" 경북·영남대 등 고심
계명대가 2013년 신학기 등록금을 0.2% 인하한다. 반값 등록금 문제가 새해 대학가 최대 이슈로 떠올라 각 대학이 신학기 등록금 결정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계명대가 전문대학을 포함한 대구'경산권 대학 중 처음으로 등록금 인하 결정을 내린 것.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등록금 결정을 내려야 하는 나머지 대학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계명대는 24일 열악한 지역 경제 상황과 학부모,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등록금을 소폭 인하한다고 밝혔다. 2009년 이후 매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 온 계명대는 지난해 등록금을 3% 인하한 데 이어 이번에도 등록금을 0.2% 내렸다.
대구'경산권 4년제 대학 가운데 신학기 등록금을 결정한 것은 계명대가 처음이다. 특히 등록금 결정을 속속 내리고 있는 전문대학을 포함할 경우에도 등록금 인하를 선택한 곳은 현재까지 계명대가 유일하다. 지역에선 계명문화대, 대구과학대, 대구미래대, 영남이공대 등 전문대학들이 잇따라 등록금 동결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대구'경산권 외에는 안동대가 23일 등록금을 0.2% 내리기로 결정했다.
애초 계명대가 등록금을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였던 터라 소폭이지만 인하 결정을 내린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대학의 재정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학생회 간부들이 등록금 동결에 동의하는 한편 자신들이 받는 장학금의 1%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내놓겠다고 하자 대학 측도 교직원들이 에너지 절약 운동 등을 통해 모은 3억원만큼 등록금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계명대 신일희 총장은 "학생회 간부들을 중심으로 한 장학금 1% 나누기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교직원들도 힘을 보태 조금이라도 등록금을 내리기로 했다"며 "연초부터 각종 물가가 인상돼 재정난을 겪고 있지만 지역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계명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아직 신학기 등록금을 결정하지 못한 지역 4년제 대학들이 운신할 폭도 좁아지게 됐다. 각 대학이 내세우는 등록금 인상 요인은 여럿이지만 동결은 고사하고 인하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
작년 등록금을 5% 인하했던 경북대는 예산 편성 과정에 학생이 참여하는 문제를 두고 대학 본부 측과 총학생회의 의견이 맞서 구체적인 등록금 수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등록금 수준 결정을 위해서는 대학 예산안 공개가 필수적이다"며 예산 편성 과정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경북대 본부는 28일까지 등록금을 최종 결정짓겠다는 계획이다. 본부 관계자는 "동결 내지 0.5% 내외로 등록금을 소폭 인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 같다"고 했다.
영남대는 신임 총장 임기가 2월부터 시작되는 관계로 등록금 결정이 다른 대학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학 측은 최소한 등록금을 동결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등록금을 3% 내렸던 대구대 또한 비슷한 기류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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